2022년 9월 23일 금요일

청주에서 잤다.

 


공연 하루 전날 청주로 가서 하루를 잤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도로가 오래 정체되어 중평 톨게이트를 통해 빠져나와 깜깜한 국도를 달렸다. 숙소 부근 빵집을 찾아 급하게 먹을 것과 커피를 사고, 호텔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방에 들어가 TV를 켰다.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이제 막 시작하고 있었다.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전반전이 진행되는 동안 먹고, 보온병에 담아 아직도 뜨거웠던 커피는 손흥민 선수가 프리킥을 찼을 때에 마셨다. 경기는 재미있었지만, 그 종편 채널을 이용해야만 하는 것이 거북했다. 축구 중계가 끝나자마자 텔레비젼은 끄고, 아이패드로 음악을 틀었다.



생각해둔 것을 글로 옮기는 것에 한계를 느껴서 틈나는대로 아이폰의 노트 앱에 메모를 해두고, 여전히 그중에 여전히 쓸 것이 있으면 쓰기 시작하기로 하고 있다. 메모는 넘치고 숙소의 통나무 의자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어서 수시로 일어나 몸을 움직여야 했다.
잠시 일어난 김에 유튜브에서 음악 라이브 영상을 고르다가 Rodney Jones가 판데믹 기간 동안에 연주했던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 쿼텟에서 피아노를 맡고 있던 류다빈 씨라는 피아니스트를 알게 됐다. 그는 매우 좋은 연주를 하고 있었다. 로드니 존스의 연주를 일부러 들어본 것은 아주 오래 전 일이었다. 구글의 인공지능 덕분에 가끔 행운처럼 건져지는 것들이 있다.
영상을 보는 바람에 한 시간을 그대로 지나보내고 결국은 아주 늦게 잠들었다. 이래서야 공연 하루 전에 힘들여 운전하여 온 보람이 없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래도 토요일에 시계를 보며 초조해하면서 공연장으로 달려가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