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7일 토요일

부산에서 공연

 


부산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다. 장소는 1988년에 개관했던 대극장이었다. 크루들이 잘 준비해준 무대는 쾌적했고 소리도 좋았다. 리허설을 할 때에 잔향이 많은 것 같아서 앰프의 낮은 쪽을 평소보다 더 줄여놓은 대신 볼륨을 조금 더 크게 해놓았다.

피곤하지 않은 상태로 쾌적하게 연주하고 싶은 생각으로 하루 전날 도착하여 숙박을 했던 것인데, 낮 시간에 아내와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여유있게 공연장에 도착하지 못했다. 게다가 며칠 장거리 운전을 계속했더니 어깨에 경련이 생겼고 담이 결렸다. 아니나 다를까 연주하는 내내 조금만 자세를 바꾸면 온몸에 통증이 심해져서 아주 애를 먹었다. 공연을 마치자마자 다시 집을 향해 달려오느라 중간에 과속단속 카메라에 사진도 찍혀버리고 말았다. 하루 전에 공연장 근처에서 숙박까지 했던 보람이 없어져버렸다. 집에 돌아와 고양이들을 살피고, 손흥민 선수가 해트트릭을 하는 경기의 후반전을 실시간으로 보고 난 뒤에 그만 기절하듯 잠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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