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올 여름의 페달 세팅


이펙터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페달보드는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하고 있다.
전부 늘어놓고 조합의 순서를 자주 바꾸며 쓰는 것이 더 좋다. 페달보드가 늘어나면 결국은 별도의 스위치 박스 / 이펙터 콘트롤러까지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음향장치를 사용할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실 멀티이펙터 한 개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간소한 짐이 지금은 좋다.

올 여름 내내 함께 전국을 누볐던 페달보드의 조합은 단촐했다. Moollon의 콤프레서와 Xotic의 시그널 부스터의 도움을 많이 받다. 소닉 맥시마이저의 사용을 가능한 줄이려했는데 Moollon의 콤프레서 덕분에 그것이 가능했다. 굳이 잘 골라진 악기의 소리를 또 한 번 매만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고, 가능하면 앰프의 사운드를 순수하게 내보고 싶었다.

Boss의 리미터/인헤인서를 잠시 쉬게 하고 그 자리에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Steel Leather를 넣었다. 가용 범위가 넓어서 약간의 게인으로만 준비하고 특별한 경우에만 선택하여 사용했다.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베이스용 빅머프는 퍼즈톤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했다. 지나치게 잡음이 없어서 처음엔 무척 생소했다. 베이스의 저음을 지나치게 왜곡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이 제품을 고안한 분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퍼즈의 좋은점은 전력소모가 적다는 것이다. 여름이 시작될 때에 교환해놓았던 건전지를 그대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컴프레서 옆의 푸른색 페달은 Dunlop MXR M288 베이스 옥타브 디럭스이다. 페달 내부의 미들 레인지 영역을 너무 과장하여 조작해버린 덕분에 공연 도중 큰일을 낼뻔했었다. 공장출시 세팅이 제일 아름다운 소리를 내주는 것 같다. 이 페달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베이스볼은 방안의 상자에 담겨져버렸다.
한 가운데의 코러스와 리버브는 이제 모든 공연에서 항상 사용하고 있다. 당분간 가을의 공연까지는 지금의 조합으로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고, 여기에 가끔씩 특별한 것들이 연결되거나 할 것이다.

이런 저런 이펙터를 사용하기, 혹은 사용하지 않기를 배운 과정에는 저보다 먼저 오래도록 연구하고 실험해왔던 친구들의 힘이 컸다. 먼저 해보았던 친구들 덕분에 내가 혼자 겪었어야했을 시행착오를 많이 줄인 셈이다. 그들에게 늘 고마와한다.

이번 주에 새 음반이 발매된다. 새 음반의 녹음은 이펙터 없이 베이스와 앰프의 사운드로만 녹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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