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늘어놓고 조합의 순서를 자주 바꾸며 쓰는 것이 더 좋다. 페달보드가 늘어나면 결국은 별도의 스위치 박스 / 이펙터 콘트롤러까지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음향장치를 사용할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실 멀티이펙터 한 개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간소한 짐이 지금은 좋다.
올 여름 내내 함께 전국을 누볐던 페달보드의 조합은 단촐했다. Moollon의 콤프레서와 Xotic의 시그널 부스터의 도움을 많이 받다. 소닉 맥시마이저의 사용을 가능한 줄이려했는데 Moollon의 콤프레서 덕분에 그것이 가능했다. 굳이 잘 골라진 악기의 소리를 또 한 번 매만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고, 가능하면 앰프의 사운드를 순수하게 내보고 싶었다.
컴프레서 옆의 푸른색 페달은 Dunlop MXR M288 베이스 옥타브 디럭스이다. 페달 내부의 미들 레인지 영역을 너무 과장하여 조작해버린 덕분에 공연 도중 큰일을 낼뻔했었다. 공장출시 세팅이 제일 아름다운 소리를 내주는 것 같다. 이 페달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베이스볼은 방안의 상자에 담겨져버렸다.
한 가운데의 코러스와 리버브는 이제 모든 공연에서 항상 사용하고 있다. 당분간 가을의 공연까지는 지금의 조합으로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고, 여기에 가끔씩 특별한 것들이 연결되거나 할 것이다.
이런 저런 이펙터를 사용하기, 혹은 사용하지 않기를 배운 과정에는 저보다 먼저 오래도록 연구하고 실험해왔던 친구들의 힘이 컸다. 먼저 해보았던 친구들 덕분에 내가 혼자 겪었어야했을 시행착오를 많이 줄인 셈이다. 그들에게 늘 고마와한다.
이번 주에 새 음반이 발매된다. 새 음반의 녹음은 이펙터 없이 베이스와 앰프의 사운드로만 녹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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