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7일 금요일

큰 언니 고양이, 건강해라

이 집의 큰 언니 고양이는 올해 열 다섯 살.
아내가 잘 보살피며 살아왔던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워낙 건강해서 평소에 노묘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지내왔다.
그런데 고양이가 조금 아팠다.
나이가 많으니 작은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밥 잘 먹고 아무렇지도 않던 고양이가 갑자기 엉거주춤, 여러번 토를 하고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친절하고 헌신적인 수의사 선생님은 고양이 에기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라했다. 걱정하는 눈빛으로 고양이에게 인사를 했다.
"너 정말 동안이구나."

조금 더 젊은 고양이라면 무난하게 검사와 치료를 할텐데, 그것이 오히려 큰 언니 고양이에게 심한 스트레스가 되고 해를 입히는 것이 될까봐 조심해했다. 탈수 증세가 있고 몸이 불편하여 화가 나있긴 했지만 그렇게 성을 내고 기운을 쓰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상태라는 증거일 수 있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일시적인 탈이 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의 심정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 한 시간 가까이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수액 주사를 맞추고 약을 지어왔다.

집에 돌아와 아내는 큰 언니를 데리고 방에 들어갔다.
나머지 고양이들은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방문 앞에 한 마리씩 앉아서 방 안을 향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내는 고양이에게 약을 먹이고 음식물을 먹도록 돌봤다.
지난 밤 일을 하고 있을 때에 아내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에기가 밥도 먹고 고양이 우유도 마셨고 뒹굴뒹굴 논다. 우히히."
다행이다. 일시적인 변비라던가 배탈이었으리라.

큰 언니 고양이야, 꼭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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