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일 토요일

볕을 쬐며 커피 한 잔

합주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후, 밖은 바람이 불고 꽃들이 얻어맞는듯 흔들리고 있었다. 햇빛이 눈부시게 비추고 있는 탁자 위에 커피 한 잔이 올려졌다.
흰 커피 잔과 스푼이 부록으로 따라온, 햇빛 가득한 오후의 몇 분이 하도 눈이 부셔서 나는 실눈을 뜨고 코를 벌름거리며 한 모금씩 천천히 마셨다.
조금 전 우연히 흘러나왔을 One More Cup of Coffee는 왜 몇 십년을 들어도 나머지 가사는 외우지 못했느냐는 생각도 해보고,
힘든 노동을 해본 적 없는 내 못생긴 손가락은 옆자리 음악선배의 굵고 세월로 주름진 손에 비해 꽤나 형편없다는 생각도 해봤다.

왼손에 만지작거리던 아이폰, 다음 일정을 재촉하는 알람 소리가 울렸다.
아직 따뜻한 커피를 털어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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