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2일 일요일

나무 냄새.

지난 번에 재근 형을 따라 목수 곽웅수 님의 공방에 들렀었다. 훌륭한 소리를 가진 기타를 만드는 분의 작업실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나무 냄새인지 접착제의 향기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과 상관없는 어떤 물질의 냄새였는지간에, 좋아하는 그 냄새. 새 기타를 꺼내어 들면 풍기는 그런 냄새.
아직 악기의 형상이 되어지기 전의 상태인 나무들이 쌓여있는 곳과 뭔가 완성품들로 가득했던 것 같았던 불꺼진 어두운 방은 구경해도 좋은지를 묻지도 못했다. 조율을 핑계삼아 기타를 튕겨 보기도 하고, 그렇게 잠시 머물다가 돌아왔다. 울림이 좋은 악기의 소리들이 귓속에 냄새처럼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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