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2일 일요일

취향.

오래 전 부터 길을 지나다가 노끈(나는 그 말 밖에 알지 못했다)으로 감아놓은 화병을 보거나 하면 괜히 몇 개 사가지고 집에 오고 싶었다. 하다 못해 책상 위에 두고 필통을 삼더라도 어쩐지 그런 것이 좋게 보였어서 가지고 싶어했다. 그런 것에 대하여 이야기할 일도 없었지만 생각이 났더라도 '참 취향 한 번 후지네요' 소리를 들을까 두려워 별로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었다. 그리고 굳이 찾아보려고 하면 그렇게 노끈으로 칭칭 감아놓은 화병 따위를 잘 발견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마끈 (단어를 새로 배우다...)을 구했다고 하더니 며칠 후에는 갑자기 집안에 그동안 가지고 싶어하던 '끈병'들이 여러개 생겨버렸다. 나는 좋아하고 감탄하며 아내의 솜씨를 칭찬하는 말을 했다. 그는 특별한 대꾸없이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취향 참 이상하네'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