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0일 금요일

배우는 것.

"사람은 무릇 배울 수 있을 뿐, 가르칠 수는 없고, 만일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서로 주고 받는 것일 뿐이다." 라는 말을 나는 늘 인용한다.

장자에 나오는 말이라고 했는데 나는 어릴적에 한자 옆에 한글로 번역되었던 장자를 읽었지만 그런 구절이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어디에 있는 말이거나 간에, 그것은 옳은 명제라고 믿는다.
이번 학기의 마지막 시간에 학생들에게도 이 구절을 옮기면서, 스스로를 가르칠 수 있으면 평생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혼자 남게 되었을때 나는 내가 뻔뻔하게 느껴졌다.
나야말로 배움이 모자란 주제인데 번지르르, 말은 잘도 늘어 놓는다.





2014년 6월 17일 화요일

고양이와 아침을.


새벽부터 아침까지 곁을 떠나지 않는 고양이.
원하는 것도 없고 무엇을 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 곁에서 언제나 졸고 있다.
십년이 넘도록 매일 내 곁에 다가와 함께 있는 고양이.
졸립거나 심심해도 곁에 와주고 있다. 나는 그것을 고마와한다.

고양이가 깔고 누운 책을 꺼내어 보지 못하다가, 내가 아침에 문을 연 빵집에 다녀왔더니 순이는 창가에 앉아 바람을 맡고 있었다.






한 학기를 마쳐간다.


시간이 넉넉하지 못하여 밤 마다 야금 야금 했던 작업이 끝났다. 이제 내 손을 떠났다.
오늘부터 시작할 또 다른 곡이 기다리고 있고 주중에는 평소에 하지 않던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대학은 종강, 주말에는 공연, 다음 주에는 아마도 평일 중에 낯선 곳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시간이 조금 생겨서 손을 쉴 수 있는 하루를 마련하면, 자전거를 끌고 조용한 길을 따라 반가운 꽃들이 피어있는 곳에 가보고 싶다.






2014년 6월 11일 수요일

소수자들에게 응원을.

얼마 전 어떤 잡지의 인터뷰를 하던 날의 한 장면.
약속 없이 각자 입고 갔던 옷의 색상 때문에 또 한번 소수자가 되었다.

소수자가 되었더니 카메라맨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따라 나 혼자 이쪽에 섰다가 저쪽으로 가서 앉기를 반복했어야 했다. 역시 빨강도 파랑도 아니었던 사람에게는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더라.

그러다가 역시 색감이 잘 맞지 않는다며 핀잔도 듣고, 어처구니 없이 원래 땀이 많으냐는 이상한 질문도 받았다. 습하고 더웠는데...

물론 이 이야기는 농담으로 적어본 것이긴 하지만,

게이들을 위해 기도를 해야한다는 글을 보고 이 날의 일이 떠올랐다.
그거, 완전 무식한거란다.
아마도 영원히 배우지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