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8일 토요일

Vaseline

약국에 가서 페트로륨 젤리 주세요~ 라고 말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게 말해도 약사님들이 꺼내어는 주시겠지만, 별 웃기는 넘도 다 있다고 할지도 모른다.
작년 여름 미국에서 몸에 상처를 군데 군데 입었을 때에 다른 약들 보다도 바세린이 필요했었다. 페트로륨이란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두리번거리며 한참 찾았었다.

군복무 시절에도 늘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었다. 서랍에 챙겨둔 작은 바세린 한 병이 꽤 요긴하게 쓰였다. 얼마 전에 아내가 요리를 하다가 그만 기름이 손에 튀어 화상을 입었을 때에 급히 찬물에 씻고 이걸 발랐었다. 빠르게 나았다고 했다.

지난 달 말의 공연 때에 심각한 상태가 되었던 내 손톱과 손끝의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었는데 제주도에서 리허설을 할 때에 그만 다시 손톱이 들리고 말았다. 결국 모든 곡을 피크로 연주했는데, 이번엔 피크를 사용하다가 픽업에 손가락이 부딪혀서 검지 손톱에 작은 멍이 들고 금이 가버렸다.
어제밤에 집에 돌아와 손가락 끝 주변에 바세린을 발라뒀었다.
특별히 신기할 일은 아니지만 겉의 상처는 다 나았다.
진작 이걸 써볼 생각을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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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여러 사람들 함께 하는 소박한 행사에 참여하여, 밴드와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다.
작은 학교의 낮은 담과 아기자기한 복도의 벽을 사진 찍어두지는 못했다. 그 장면들은 짧은 동화를 읽은 것 처럼 마음에 남았다. 잘 조율되어있던 업라이트 피아노 한 개와 군데 군데 건반이 고장나 소리가 나지 않던 교실의 디지털 피아노 소리도 함께 기억에 담았다.

그리고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니던 고운 어린이들의 풍선같은 웃음들.
전날 밤을 새워 아무 것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지쳐있었던 나는 어슬렁 거리며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똑같이 밤 새우고 비행기에서는 말도 없던 상훈씨는 어린이들과 공을 차며 한참을 뛰고 있었다. 평소에 남몰래 뭔가 대단한 것을 섭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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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 고양이

심야에 들어와 동이 틀때 까지 책상 앞에만 앉아 있었더니 고양이가 모니터 앞에서 방해를 하기 시작했다. 결국 얘 덕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을 한 잔 마시고 다시 돌아왔는데도 고양이는 계속 내 키보드를 누르며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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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4일 화요일

루디네 가게

루디 아저씨네 가게 삼층은 베이스 가게였다.
지금 다시 가보고 싶다.
그때는 사흘 동안 매일 들러서 구경했었다.
가지고 싶던 악기를 옛 학생이 덜컥 사와서 자랑해주는 바람에 갑자기 내가 바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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