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월요일

양수역.



날씨가 좋았다.
아내와 자전거를 타고 양수역에 다녀왔다.
사진은 어디에서든 가장 편한 자세를 유지하는 어떤 여자.


자전거를 점검하고 아내와 함께 서로 말도 없이 약수역까지 달렸다.
음식점 대부분이 문을 열지 않은 시각.
망향 비빔국수라는 식당에서 국수를 사먹었다.
나는 맛있게 먹었지만 국수를 먹으면 속이 불편하다고 했던 아내에게는 별로였을지도. 아내는 만두를 한 개 남겨서 식당에 들어올 때에 보았던 어린 고양이에게 가져다 줬다. 아직 어린 새끼고양이였는데 불쌍하게도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그 동네 인심이 박한 것일까.


다시 집에 돌아오는데에는 늘 시간이 단축된다. 오히려 언덕길 경로인데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 잠깐 잠을 잤다. 큰 볼륨으로 해둔 알람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일하러 나갔다.


2013년 9월 1일 일요일

귀를 쉬게하기.



사흘째 새벽에 일어나 해가 질 때 까지 음악작업…

이제 벌렁 드러누워 귀를 막고 한 시간만 잘거야.


고양이 순이가 키보드를 툭툭 눌러놓지만 않았어도 정오에 끝났을 수도 있었다.



2013년 8월 26일 월요일

잔소리.


학교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십대의 학생들은 이미 방학이 끝난지 오래되었다.

내가 하는 악기를 배우는 다수의 학생들은 소모품인 베이스 스트링 값이 비싸서 자주 줄을 갈아두지 못하며 지내는 것을 보아왔다.

기타의 줄값과 비교하면 역시 비싸고, 새 줄의 느낌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으니 늘 줄값을 계산하며 부담을 느낄 것이다.
어떤 학생은 한 번 줄을 감은 것을 일년 이상 쓰고 있는 것을 보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악기의 스트링이라는 것에는 수명이 있고, 수명이 다하면 새 것으로 교환해야한다. 그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낡은 줄을 견디며 그냥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소리라던가 정확한 피치에 대하여 무감각한 것일 수도 있다. 연주자로서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도 자격미달이다. 기본적인 사운드에 무신경한 사람이 타인에게 좋은 소리와 연주를 들려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거니와, 악기는 관리해야 하는 도구다.

줄을 갈아끼울때 마다 지판과 플렛을 닦고 브릿지의 피치를 점검하고 늘 너트가 깨끗한지 세심히 확인해야한다. 심지어 직접 줄을 갈아본 경험이 없어서 할줄 모르는 사람도 만났었고 줄을 갈아야할 때 마다 악기점에 돈을 주고 맡기는 학생들도 보았었다.




연주의 실력이란 것은 손가락이 잘 돌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누구나 반복하면 손가락을 놀리는 정도는 숙련된다.
소리와 음정, 줄의 진동이나 악기의 느낌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연주자가 되려할 이유가 있을까. 세상에는 다른 재미있는 것도 아주 많다.


2013년 8월 23일 금요일

악기.



몇 번 액티브 악기를 사용했던 적이 있었지만 모두 나에게 맞지 않아 떠나보냈었다.
이번엔 그동안 가지고 싶어했던 MTD 535를 써보게 되었다.

다른 종류의 악기가 가진 사운드를 인정해야 할텐데 아직 펜더 재즈의 느낌을 낼 수 없어서 조금 답답한 기분도.

플러그인 잭의 접촉부분을 손보느라 프리앰프 소켓을 열어보았더니 눈에 익은 배선과 단자들이 보였다. 십여 개의 값 비싼 액티브 악기들을 모두 열어 납땜도 해보고 부속을 교환해보기도 했던 그 여름이 벌써 십 년 전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