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줄을 교환하고 있는데 또 다가와서 장난을 하길래 멀찍이 밀어놓았다. 저렇게 쳐다보고 있더니 소리내지 않고 다가와서 또 장난... 그런데 이제는 금세 흥미를 잃는가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가본데, 전부 맞장구 쳐줄 수가 없다.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몸집에다 이제는 힘도 세어져서 안되겠다. 계속 많이 먹고, 계속 커지고 있는 막내 고양이는 저러다가 대형 고양이가 될 것 같다. 잘 키워서 베게로 써야겠다.
며칠 전 한밤중에, 자다가 깨어난 아내가 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워낙 일반적인 시간 개념이라는 것이 없는 우리들이긴 하지만... 어쨌든 갑자기 불을 켜고 뚝딱 뚝딱 무우를 갈고 배추를 만지고 있어서 조금 무서웠다. 손을 다쳐서 상처가 있을텐데 맨손으로 고춧가루며 매운 양념을 마구 섞고 있어서 걱정이 되었다. 지난 번 열무김치도 훌륭했었는데... 아내는 유학시절에도 혼자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고 하더니 솜씨가 좋다.
당연히 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었지만, 진짜 후졌다.
가짜로 만들어진 개천과 조형물들이 동아일보, 조선일보 건물들과 제법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리허설을 하고 난 뒤에는 그냥 집에 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런 것을 기획하고 세금을 운용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밥을 먹고 출퇴근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엉터리인 것들, 수준 이하의 것들 투성이였다. 겁도 없이 내걸어놓은 공연의 제목도 가관이었다.
'국민가수 페스티발'
무대조명과 음향, 악기의 배치, 진행하는 꼬라지... 그들의 수준을 정말로 인정해줄 수 있었다.
쌈지 페스티발과 같은 곳에서는 아무리 불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여도 즐겁게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것에는 절대 적응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