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5일 목요일

부산 공연


부산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 도착. 집에서 여덟 시 오십 분에 출발하여 오후 두 시에 공연장에 도착했다. 전날 밤에 갑자기 위경련을 심하게 겪었다. 식은땀을 흘리고 신음하며 뒹굴다가 아내가 뛰어나가 사다 준 약을 먹고 겨우 나았다. 가는 길에 경주 휴게소에서 (비싼) 돈까스를 먹고 기운을 차렸다. 운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냥 트릿한 상태로 하루를 시작했다.
Moollon 재즈 베이스를 가지고 갔다. 이 악기는 올해 유월에 한 번, 그리고 오늘 한 번 썼다.

좋은 상태로 가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 잘못이다. 집중하느라 온 힘을 썼지만 공연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세 번 멈추어 쉬어야 했다. 휴게소에서 찬 커피를 한 잔 사서 그것에 의지하여 무사히 올 수 있었다. 휴게소의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은 시간에 한 구석에서 말 없이 일하는 중인 로봇이 따라 주는 커피를 살 수 있다는 게 고마웠다.
오늘 하루 아홉 시간 오십 분 운전을 했다. 미리 USB 저장장치에 담아 온 음악들을 듣고, 음악을 듣지 않을 때에는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기억과 생각들이 교섭하다가 서로 배척하고, 발전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했다.  Pat Metheny, Roy Hargrove의 앨범들을 들었고 손열음의 라벨 협주곡과 질 크로스랜드의 쇼팽을 들었다. 돌아올 때엔 찰리 헤이든과 케니 바론 듀엣 앨범 Night And The City, 스탄 겟츠와 케니 바론의 듀엣 앨범 People Time이 좋았다. 깜깜한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온 후엔 음악을 끄고 창문을 열어 바람을 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