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끝나려면 아직 보름도 더 남았지만, 송년 공연을 미리 했다. 일 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지난 해 말에 이곳에서 공연하던 날 국회에서 권한대행 총리를 탄핵했다는 소식을 확인하고 공연을 시작했던 기억이 났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지도 일 년, 그 후 내란이 일어났던 것도 일 년이 지났다.
계속 쌓인 피로를 채 풀지 못한 채로 지내고 있는 바람에 오늘도 힘이 들었다. 리허설을 두어 시간, 공연을 두 시간 반 넘게 하고 났더니 견딜 수 없이 피곤했다. 공연을 마치고 나서는 올해 들어 가장 빠르게 악기를 챙겨 들고 집으로 돌아온 것 같다. 너무 오래 줄을 뜯어서 오른쪽 손가락 끝이 아팠던 것도 오랜만이었다.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주머니에 있는 피크를 꺼내지 않았다. 인이어 모니터를 너무 오래 귀에 꽂고 있었더니 끝 무렵에는 정신이 멍해지는 것 같았다. 몸이 피곤하니까 평소보다 음량을 높이 해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많이 피로했지만 이제 허리는 아프지 않았다. 일 년 전에만 하더라도 집에 돌아와 몸을 숙여 얼굴을 씻기 힘들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했었다. 이제 더 이상 아프진 않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