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일 토요일

영암에서 공연

 

전날부터 나주, 영암엔 비가 내렸다. 금요일엔 하루 종일 비가 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야외에 설치된 무대 바닥은 흠뻑 젖어있었다. 사운드체크를 한 후 물기 많은 트랙을 한 번 걸어보았다. 날씨 때문에 관객이 많이 없겠지만 연주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귀를 틀어막은 인이어 덕분에 천막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음악 소리와 섞여서 듣기 좋았다.
사십여분 공연을 마친 후에 차 안에서 몸을 녹이니 잠깐 동안 덜덜 떨렸다. 가는 비가 부딪는 소리를 들으며 음악을 듣다가 충북을 지날 즈음 비가 내리지 않아 음악도 잠시 꺼두었다. 어둡고 고요한 고속도로가 친숙했다. 심야에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라면을 팔고 있는 것을 기억했다. 자정에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을 먹고 기운을 차려 집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