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요일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16일 토요일에 고인을 화장하고 유골함을 안장했다.
11일 월요일에 방사선치료를 위한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었다. 노인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다. 그 날이 나와 동생, 엄마와 아버지가 함께 시간을 보낸 마지막 날이 되었다. 빈소 옆에 담요를 깔고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아버지와 주고 받은 마지막 대화는 자동차의 대쉬캠에 녹음이 되었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나는 혼자 그것을 여러 번 들어보고 있었다. 장례를 다 마친 후 집에 돌아와 일요일엔 밀린 잠을 잤다.
18일 월요일, 유골함을 놓아두고 온 장소에 가족들이 다시 모였다가 시골집에서 엄마의 짐 정리를 돕고 돌아왔다. 추모원엔 색으로 물든 나뭇잎과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유난히 파란 하늘 아래에서 센 바람을 맞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