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9일 월요일

여름이 다 지났다

 

 

여름이 지나가고 밤 기온은 섭씨 19도. 수요일엔 17도까지 내려간다고 예보에서 들었다.

여기의 여름은 언제나 심하게 더웠다. 20년 전, 30년 전에도 독하게 더웠고, 태풍이 지나갔고, 큰 비가 내렸었다. 사람들은 더위가 점점 지독해지고 비도 이상하게 내린다는 말을 하는데, 5년 전, 10년 전에도 지독했고 이상했다.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옷이 가벼워질 때가 되면 사람들은 방금 지나온 겨울을 몇 년 동안 살아온 듯 말하며 무더위를 과장하는 것 같다. 나는 끔찍하게 더웠던 여름을 수 십 번 겪은 것 같은데.

기온이 내려가니 여름 내내 맨 바닥에 길게 늘어져있던 고양이들이 각자 적당한 공간을 찾아 들어가 눕기 시작했다. 사십여년 된 낡은 가구는 캣타워로 변해버렸다. 이제 학교는 새 학기를 시작했고 열흘 쯤 지나면 추석이다. 무더위는 이상하지 않은데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흐르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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