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1일 수요일

흐리고 더웠다.

습하고 더운 날씨였다. 라디오를 마치고 돌아와서 조금 빈둥대다가 그만 시간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그동안 적어둔 미뤄둔 일들을 들여다 보며 핑계와 궁리를 만들어 또 미뤄둘 마음을 먹다가, 낮에 독촉 전화를 받은 강의계획서만큼은 작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몽골로 떠나기 직전 연락을 받았고, 정말 겨를이 없었다.
학교 홈페이지는 그러나 여전히 윈도우즈에 최적화되어있다며, 익스플로러(만) 권장하고 있다. 아이패드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컴퓨터를 열어 노력을 해봤지만 역시 아직도 맥 오에스에서는 눌려지지 않는 스크립트 버튼 투성이였다.
하루 더 미루어 보았자 내일도 모레도 없던 시간이 보너스로 생겨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오늘은 개강 첫 날 학생들을 만나는 약속이 예정되어 있다.
수작업으로 일일이 모든 것을 작성하고 났더니 다섯 시 반이 되었다.
열 시에 일어나면 된다.
컴퓨터를 열은 김에 기기들을 동기화하고 사진을 옮기는데에 삼십여분을 더 썼다.
지금 여섯 시가 되었다.

새삼 말하기도 뭐하지만 하루가 짧다.
대부분의 하루를 잠만 잤다고 하는 고양이에게도 늦여름의 하루는 짧다.
흐리고 더운 여름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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