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목요일

한의원.


 간신히 일어나 혼자 걸을 수 있는 정도였던 것이 이제 많이 나아서 걷는 데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토요일부터 이틀에 한번씩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찜질과 부항, 전기자극 치료를 받았다. 처음 경험하는 약침주사라는 것도 치료 받을 때마다 두 개씩 맞았다. '약침'이라고 해놓았지만 결국은 주사인데, 어떤 약물인지 물어보지 못했다. 다만 칸막이 벽에 붙여둔 안내문에 '천연 한약재'를 원료로 한 것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엿새 전에 쓰러져버렸을 땐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릴까봐 걱정했었다. 빠르게 낫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여전히 통증이 몸을 괴롭힌다. 이번엔 통증을 완전히 없앨 때까지 병원에 다녀보겠다고 작정했다. 결국 안 된다면 할 수 없지만 뭐라도 해보아야 한다.

내가 느리게 움직이고 자주 제 자리에 무릎을 굽히고 앉는 것을 보는 깜이의 얼굴에 근심이 섞여 있었다. 다가가 안고 쓰다듬어주고 싶은데 몸을 쉽게 굽히기도, 고양이를 번쩍 안아 들기도 불편했다. 대신 느릿느릿 간식을 한 그릇 가져다 주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충분히 누워 쉬었더니 저녁엔 몸을 움직이는 것이 조금 더 편해졌다. 조심조심 악기를 메고 레슨을 하러 다녀왔다.

2024년 3월 24일 일요일

허리병


 두 주 전 심한 통증을 이겨내고 겨우 회복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목요일 아침에 결국 허리병이 재발하여 집에서 쓰러졌다. 바닥에 무기력하게 드러누워 천장을 올려다 보는 중에 머리 속에선 계속 다음 달 밴드 일정 날짜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 전까지는 나아서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요일 레슨은 하는 수 없이 연기했다. 당장 움직일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등허리에 뜨거운 찜질을 하며 계속 누워 있었다. 금요일이 되자 혼자 힘으로 일어나 몇 걸음 걸을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엔 조금 수월하게 일어서고 걷는 데 문제가 없게 되었다. 꾸물대지 않고 동네 한의원에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아직 아파서 똑바로 의자에 앉아 있기가 쉽지 않다. 4년 전에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고 병원을 전전하다가 입원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동안 관리한다고 했는데도 또 이렇게 되었다. 이번엔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치료를 받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아침 산책


 아직 어둑할 때 나와서 강을 따라 걷다가 동이 튼 다음 집에 돌아오고 있다.

물안개가 걷히는 동안 오리들은 떼를 지어 다니며 자맥질을 하고 백로 한 쌍이 번갈아 강과 하천을 날며 놀았다. 멀리 검단산이 예쁘게 보였다.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하남에서 공연


 하남문화예술회관은 집에서 강을 건너면 바로 있는 장소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이번엔 집에서 가까운 곳에 공연 일정이 잡혔다. 약속 시간 30분 전에 도착하겠다고 생각하고 시간에 맞춰 출발했다. 공연장까지 17분 걸렸다. 나머지 멤버들은 나보다 먼저 와 있었다.

이곳에서 공연했던 것은 12년 전 일이었다. 오래 되어서 잘 기억나지 않았는데, 장비반입구 쪽 주차장에서 제일 먼저 길고 완만한 경사로가 보였다. 악기를 실은 수레를 밀고 들어가면 바로 무대로 향하는 출입구가 나왔다. 대기실도 가까왔다. 어제 공연장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에 하남 문화예술회관이 매우 선진적이고 좋아 보였다.
어젠 몇 곡을 제외하고 전부 피크로 연주했다. 오늘은 피크를 가져가지 않고 모두 손가락만으로 연주했다. 두 시간 십오분 동안 연주하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이틀 연속 공연을 했기 때문이었는지, 지치고 힘이 들었다.
밤중에 귀가하여 지하 2층에 주차를 하고, 악기들을 차 안에 그대로 둔 채 집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