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7일 토요일

구경가기로 했다.



Yellowjacket 내한 공연이 8월에 있다고 한다. Jimmy Haslip의 연주를 직접 볼 수 있다.
줄을 반대로 감고 연주하는 그의 손을 꼭 보고 싶다.

소식통(?)에 의하면 올여름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아직도 출연진이 미확정이라고 한다. 출연할 연주자들과의 계약이 마무리되어있지 않다고 들었는데, 리차드 보나 밴드를 또 볼 수는 없는 것인가. 보나형이 안온다면 자라섬에는 가지 않아도 좋다,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공연들이 다 끝나고 이렇게 시간이 생겨도, 좋은 연주자의 공연을 구경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참... 문득 좋은 연주들을 자주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샘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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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16일 금요일

순이의 얼굴 반쪽.


순이가 어둠 속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카메라의 플래쉬를 켜고 얼른 찍었다.
순이가 눈 부셔했다.
고양이 얼굴에 대고 플래쉬를 켜지 말아야겠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났더니 순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몸을 말고 구르더니 나에게로 달려와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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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15일 목요일

꿈이 맞는건 신기하다.


어제 나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어떤 사람이 나에게 '연필을 사야 해. 그림을 그려야 한다.' 라고 말했다.

그냥 개꿈이려니 했다.

그런데 조금 전 새벽에 아무 약속 없이 찾아갔던 장소에서, 재근형으로 부터 연필을 선물 받았다. 재근형은 나에게 연필을 내밀며 이거 쓸래? 라고 했다. 무심코 그냥 그것을 받아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꿈을 꿨던 것이 떠올랐다.

연필이라는 것이 꿈에 등장한 것도 생경한 일이었고, 연필을 선물 받은 것도 의아한 일이었다.

군대시절의 꿈을 꾼 다음날에 군대 시절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학교 다니던 꿈을 꾸었던 날에는 모르는 사람이 졸업생 어쩌구 단체라고 하며 전화번호부를 보내줄테니 돈을 내라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나는 내가 둔하고 멍청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꿈들을 모두 잘 기억하고 다녔다면 미쳤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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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가 귀엽다.




처음에는 베이스 소리를 듣는 것이 싫어서 그러는줄로 알았다. 베이스를 치고 있으면 어디에 숨어있다가도 달려나와서 다리 위에 올라와 방해를 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다시 악기를 내려놓고 쓰다듬어 주고 달래준 다음 연습을 계속 했다.
어떤 때엔 나도 짜증이 나서 고양이를 덥썩 집어 푹신한 곳을 겨냥하여 집어 던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순이는 삐친 표정을 짓고 멀리 앉아서 나를 노려보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악기 뿐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안고 있으면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 같다.
바닥에 앉아서 책을 보다가 다리 위에 베개를 올려두고 책을 받쳐놓았더니, 아니나다를까 다가와서 그 위에 뻔뻔하게 앉아버렸다.

이것이 고양이가 가진 일종의 질투인지, 아니면 '너 한번 엿먹어봐라'라는 투의 심술인지 파악을 하지 못하여, 지금도 여전히 달래고 쓰다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 해주면 갑자기 많이 좋아한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마음 한쪽을 치유받는 기분이 들어서 나는 고양이에게 고마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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