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9일 토요일

고양이와 오후를.


이사를 한 뒤 다시 고양이 순이를 데려온 것이 닷새가 지났다.
순이는 전보다 더 친한척을 하고, 항상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따라다닌다.
곁에서 졸고 있다가 내가 자리를 옮겨 책상에 앉으면 잠결에 비틀거리면서도 따라와 키보드 옆에서 다시 졸기 시작했다.
예쁘고, 가여웠다.
집을 비우지 않을 수 없으니까 항상 마음이 쓰인다.
미안해진다.

고양이와 오후를 함께 보내며 많이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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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6일 수요일

마커스 밀러.

마커스 밀러는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재즈 베이스 연주자이다.
어떤 사람을 재즈 연주자라고 말하려면 대략, 그가 즉흥연주를 하고 있는지, 그의 즉흥연주가 얼마나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있는지, 그 연주에 재즈적인 언어가 담겨있는지, 그 연주를 감당하고 남을 테크닉을 지니고 있는지, 적어도 재즈라고 불리울만한 화성, 선율, 리듬들을 연주해내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그렇다면 마커스 밀러는 훌륭한 재즈 연주자이다.

재즈라는 단어 자체에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소개해주고 싶은 마커스 밀러의 연주들은, 마일즈 데이비스와 함께 했던 음악이나 스탠다드 재즈 넘버들의 세션들은 제외하더라도, The Sun Dpn't Lie 앨범에 담긴 Moon, Mr. Pastorius, The King Is Gone 을 들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앨범 Suddenly에 있는 Could It Be You, 또 M2에서 소개된 Goodbye Pork Pie Hat 등도 들어보면 좋겠다. 내친김에 그가 자주 연주했던 Jaco의 Teen Town도 들어보면 좋다.

그의 오리지널 넘버들을 듣고 무엇이 그의 재즈 연주이고 어떤 것이 재즈가 아닌지를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하면, 이제 그의 유명한 히트 넘버들의 연주가 어떻게 그렇게 간결하며 듣기 쉬울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마커스 밀러의 큰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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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5일 화요일

당분간 바빠서 좋다.

이번 주에는,
화요일 오후 2시 마포, 김X경 밴드 연습.
수요일 밤 10시 서교동, 이X영 밴드 연습.
목요일 오후 2시 합정역, 김X석 밴드 연습.
일요일 오후 2시, 김X경 밴드 연습,
일요일 오후 5시, 김X석 밴드 연습.

매주 목요일 대학로 천년동안도, 김X경 밴드 연주.
매달 셋째 화요일 프리버드, 이X영 밴드 연주.

학원레슨 요일은 변경해야 하고, 개인레슨 시간표도 바꿔야 한다.
형천씨와의 연습도 중단하고 있다.

19일에는 프리버드에서 공연을 하고,
26일에는 대구에서 공개방송이 있다.


친구를 보고 흐뭇해했다.


몇 주 전, 내 공연에 찾아와줬던 규하의 공연이 바로 다음날이었다.
전날의 연주 때문에 나는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연주를 구경하고 속이 시원해졌었다.
정말 멋진 연주였다.
진심으로 박수를 치는 사람의 기분은 연주한 사람의 것 보다 훨씬 더 좋을 수도 있는가보다.
친구는 늘 꾸준하고, 한결같다.
그와 비교를 한다면 나라는 사람은 꾸준히 한심하게 살고 한결같이 착오 투성이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사람들 생각이 자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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