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7일 수요일

휴식

 

걷고, 오래 운전하고, 공연하면서 나흘을 보냈더니 다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낮에 고양이 깜이가 잔등에 햇볕을 쬐며 갸르릉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도 그 곁에서 벌러덩 누워 함께 있었다.


집에 두 사람이 있으니 기분이 좋았는지 깜이는 간식을 먹고 돌아다니며 놀다가 응가를 하고 한바탕 뛰어보기도 했다. 책상 앞에 있다가 오후에 나가보았더니  고양이는 푹신한 이불 위에서 자고 있었다. 창으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2026년 10월 6일 화요일

흥례문 앞에서

 

연천, 정선을 다녀온 후 어젯밤에는 오늘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서 리허설을 했다. 광화문 뒤, 흥례문 앞에 차려진 무대에서 연주를 했다. 방송촬영을 위한 공연이었다.

높은 무대 위에서 흥례문을 뒤에 두고 세종대로를 굽어보며 연주를 해보는 건 드문 경험이었다. 나흘 동안 매일 긴 시간 운전을 하고 공연을 했다. 이제 이틀 쉬고, 다시 사흘 연속으로 연주를 하러 다니는 일정이 남아있다.


2026년 10월 4일 일요일

정선에 다녀왔다

 

정선 아리랑축제에 공연하러 다녀왔다. 날씨가 좋았다. 오랜만에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평창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구불거리는 국도를 따라 공연장소로 갔다. 평창강, 청옥산 경치가 아름다웠다. 조양강이 돌아 흐르는 정선에 도착하였더니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터가 보였다.

넓은 공설운동장에 선 채로 사방을 둘러보며 하늘과 구름을 구경했다. 흰 구름이 능선 뒤로 흘러 다녔다. 목이 아프도록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짧게 리허설을 하고 장터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집에 돌아와 살펴보니 대부분 하늘과 구름 사진들이었다.

주인을 따라 마실을 온 개와 고양이들도 많았다. 건너편 공원 쪽 작은 무대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도 보았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소란스럽지 않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소리가 없었다면 고요한 강가였을 것 같았다.

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워크맨을 잊고 가져가지 않아서 빈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누워 쉬었다.

즐거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시간 남짓 공연을 했다. 돌아올 때엔 백덕산 산길을 넘어 새말 톨게이트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비탈을 한참 달려 내려왔더니 자동차 배터리가 끝까지 충전되어 더 이상 회생제동은 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이 클러스터에 보였다. 이 차를 타고 다니면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중부고속도로에서부터 집까지는 비를 맞으며 운전했다. 낮에 자동차에 묻었던 흙먼지가 빗물에 깨끗하게 씻겨졌다.
9일 한글날에 정선에 공연을 하러 한 번 더 갈 예정이다. 그 때엔 단풍이 깊어지고 가을 냄새가 진해져 있겠지.






2026년 10월 3일 토요일

연천에서 공연


 연천 수레울 아트홀에서 공연을 했다. 무대에서 바라보는 극장의 모습은 아늑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소리도 좋았다.

공연장 주변 가로수 아래에는 낙엽이 떨어져 쌓여 있었다. 나뭇잎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바람 부는 공원에는 까치떼들이 내려 앉아 음흉한 모의를 하더니 순서대로 극장 건물 꼭대기를 향해 날기도 했다.

나무 아래를 걷다가 시월이 되면 샛노란 단풍으로 가득해지는 장소들이 생각났다. 공연을 마치고 열을 식히느라 웃옷을 벗었다가 주차장에서 재채기를 했다. 가을이 되었고, 가을은 짧다. 일정이 많아 바쁘긴 하지만 이 달 중에 단풍구경을 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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