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소니에서 나온 워크맨 (음악파일 재생기기) 을 사고, 헤드폰과 이어폰도 새로 샀다. 맨 처음엔 신이 나서 그동안 보관했던 낮은 비트율의 파일들은 지우고 가지고 있는 시디들을 열심히 무손실 음원으로 새로 저장했었다. 그것도 나중엔 힘이 들어서, 생각 날 때에 한 두 장 정도 변환하거나 했다. 그래도 좋은 음질로 하루 종일 음악을 들으며 다니는 것이 참 좋았다.
일상 중에 가장 자주 듣는 음악은 보통 오래된 음악들이다. 수 없이 반복하여 들어 왔어도 또 찾아 듣게 되는 음악들은 빼고, 올해에 새로 듣게 되었던 음반들을 정리해 봤다.
일흔 두 번의 계절은 햇수로 18년. 그들의 인연을 이야기 하는 이 앨범제목과 상관 없는 이야기이지만 내가 김창완밴드의 리더님을 만나 처음 연주했던 것이 18년 되었다. 그분과 나는 열 여덟살 차이가 나니까, 그 때 리더님의 나이는 지금의 내 나이였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밥 제임스의 새 앨범은 일종의 예의로 몇 번 들었다. 죄송하지만, 이 분은 Fourplay 이후 몇 년째 동어반복 중인 것 같다. Chuck Loeb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Fourplay 활동이 계속 이어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밥 제임스는 그 포맷으로 아직 더 들려줄 것이 많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음반은 멜다우가 직접 밝히길, 'MeToo의 시대에 성적인 자유의 제한'에 대한 앨범이다. 이 음반에 관한 한글 기사라고 할 것은 읽어볼 수 없었다. 어차피 나처럼 그 시어를 제대로 읽고 듣지 못하니까 국내의 음악 글 쓴다는 사람들도 주목하지 않은 것이거나, 섹슈얼 프리덤이니 하는 말은 지금의 시대에 하지 않는 것이 낫기 때문에 아무도 안 쓰는 것 아닐까.
유월에 써둔 것이 있으니 그것으로.
에릭 클랩튼의 21세기 첫 십년 사이의 Rarities 앨범이 나왔고, 듣고 있는 동안 눈이 동그랗게 되어 있었다. 첫 곡이 무려 Johnny Guitar 였다. 그 뒤로 이어지는 블루스 음악이 갑자기 나를 과거의 어디로 데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곡마다 각각 다른 시기에 따로 녹음한 것인데 어떻게 한 것이길래 마스터링이 완벽한 걸까, 하고 놀라기도 했다. 기타 연주도, 노래도, 다른 악기들의 입체감도 매우 좋았다.
쳇 베이커, David Liebman과 연주했던 피아니스트 Richie Beirach 가 아직도 연주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검색해 보니 David Liebman 과 그는 한 살 차이였다. 두 분 모두 이제 일흔 후반 정도이니까, '아직도' 라는 말은 삼가야 옳겠다. 오래 전부터 활동했던 음악인들을 떠올리면 막연히 여든 아흔 가까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에릭 클랩튼의 21세기 첫 십년 사이의 Rarities 앨범이 나왔고, 듣고 있는 동안 눈이 동그랗게 되어 있었다. 첫 곡이 무려 Johnny Guitar 였다. 그 뒤로 이어지는 블루스 음악이 갑자기 나를 과거의 어디로 데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곡마다 각각 다른 시기에 따로 녹음한 것인데 어떻게 한 것이길래 마스터링이 완벽한 걸까, 하고 놀라기도 했다. 기타 연주도, 노래도, 다른 악기들의 입체감도 매우 좋았다.
그리고 돌아가신 Jeff Beck과 함께 연주했던 Moon River가 애니메이션 비디오와 함께 공개되었고, 하루 이틀 동안은 그것을 여러 번 돌려보고 다시 들었었다.
이 앨범은 사실 드러머 빌리 하트의 이름이 있어서 얼른 골라 들어보았는데, 알고 보니 무려 이십년 전에 나왔던 음반이 애플뮤직에 무손실 음원으로 새로 올라와 있는 것이었다. 나는 이 앨범이 있는 줄 몰랐었으니까, 올해 처음 들어본 음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리치 베이릭 (이렇게 발음하는 것 같다)이 쉰 다섯이었을 때에 녹음한 것이므로 이것은 그의 젊은 시절 연주라고 해도 좋겠다. 음원의 음질이 좋고, 스탠다드 넘버들이 듣기 좋다. 바이올린이 추가된 트랙도 있다.
이 분은 작년에도 솔로 피아노 음반을 냈다고 하는데, 그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2018년에 나왔던 David Liebman과 듀엣으로 녹음한 앨범 Empathy 는 참 좋았었다.
그러나 노래가 있는 이런 류의 팝 음악을 자주 듣지 않게 되어 많이 들어보진 않았다. 최근에 블루투스 수신기를 새것으로 바꾸고 나서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 큰 음량으로 몇 번 들었었다. 좋긴 좋은데, 열 여섯 곡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