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제주로 출발

 

아침에 혼자 제주로 출발했다. 공항에 도착할 즈음 비행기 이륙시간이 미뤄졌다는 알림을 받았다. 시간이 생겨서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탑승구 앞 간이 식당에서 어묵 우동을 사 먹었다. 식당에서는 질 낮은 음원의 수준 낮은 가요를 무선 스피커로 찢어질 듯 틀어 놓아서 음식을 먹는 내내 괴로웠다. 화장실에 갔는데 그곳에서도 천장에 달린 스피커로 매우 나쁜 음질의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있었다. 나는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피로해져서 탑승구 앞 의자에 털썩 앉아 있었다.

호텔 객실엔 마음에 드는 조명과 책상이 있었는데, 탁상용 조명이 고장이 나 있었다. 그것을 교환해주러 왔던 직원은 굳이 문 앞에서 구두를 벗고 방 안에 들어왔다. 나는 그것이 불편하여 신발을 벗지 않아도 좋다고 세 번 말했지만, 그는 '아닙니다'를 두 번 말하고, 세 번째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그를 불편하게 한 것 같아 더 말하지는 않았다.

하루 먼저 왔으니 푹 쉬고 다음 날 활기있게 움직이려 했는데, 어쩐지 잠들었다가 추워서 깨어났다. 더운물로 씻고 새벽에 다시 잠들었다. 집에 돌아와서야 알았지만 그 때 쯤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