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일 월요일
2019년 6월 25일 화요일
고양이 이지.
두 시간 자고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났다.
다시 병원.
순서대로 환자분의 진료를 다 마치고 났더니 오후가 되어있었다.
나도 아내도 거의 스무 시간째 굶고 있었다.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집에 돌아와 청소를 하고, 다시 쓰러져 잠을 자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하루를 다 소모했다.
내일은 내 부모 두 분을 모시러 아침 일찍 나가야 한다.
잠깐이라도 할 일을 하고싶었다. 컴퓨터를 켜고 악기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느라 방안의 불을 켰더니 고양이 이지가 기타 케이스 위에 앉아 나를 보고있었다. 아내가 집을 오래 비웠던 동안에 이지는 나와 조금 더 가까와진걸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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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3일 목요일
강아지와 병원에.
아내의 본가에 들러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했다.
강아지는 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기분이 많이 좋았는지 계속 웃는 얼굴을 하고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불편해보이는 표정도 있었다. 나는 개를 어루만지며 살펴보다가, 개가 아파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동물병원에 갔다. 검사를 하고 약을 사서 먹일 수 있었다. 다행히 심하게 아픈 것은 아니었다.
지난 밤에 잠을 못잤던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이 막히는 바람에 집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
나는 겨우 세수만 하고는 그만 침대에 엎어져 잠들었다가 새벽에 깨어났다.
이상한 꿈도 꿨다. 거의 매일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언제나 피곤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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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8일 토요일
식구.
아내는 몇 주째 부친의 병원에서 간병생활을 하고있다. 가끔 집에 오면 고단하여 그대로 잠을 자고 일어나자마자 다시 병원으로 가고있다.
밤중에 병원에서 아내와 함께 커피를 나눠 마시고, 인사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책상 앞에 앉았다가는 시간을 오래 소모할 것 같아서 식탁에 맥북을 펴두고 글을 썼다.
깊은 밤, 다른 고양이들은 모두 자고있는데 고양이 깜이는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불편한 자리에서 졸다가 깨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꼭 먼 옛날에 내 고양이 순이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깜이의 구겨진 한쪽 귀를 만져주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고양이가 내는 그르릉 소리가 조용한 집안에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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