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0일 화요일

너희들 말이다.


지난 밤에 시내에 나갔던 학생과 시민들 208명이 연행되었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휴가를 내기도 했다. 어느 쪽이어도 괜찮다. 일상으로 돌아와 살아가야 하고, 도울 사람들은 돕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을 무슨 영화구경을 하듯, 언제나 볼 수 있는 남의 불행일 뿐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있다. 스스로의 손익 앞에서는 사납게 변하여 싸우듯 덤비는 주제에 타인의 일에 대하여는 쉽게 눈을 돌리는 법을 배웠다.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그런 이들은 또 그냥 그렇게 살아야겠지만 한 가지 만은 그냥 보고 넘기질 못하겠다.

광주의 이야기, 물속에 가라앉아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 계속 들려오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조롱하고 이죽거리는 것 말이다. 거기에 비열한 속물근성을 드러내어, 의로운 일을 했던 사람들을 근거 없는 말로 깎아 내리고 자격지심 탓인지 나서서 싸우는 사람을 흉보며 손가락질 한다.

너희들은 그럴 자격이 조금도 없잖아.
나 보다 나이 먹은 바로 너희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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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2일 화요일

순환되는 비극.



용산, 강정, 밀양, 삼성반도체,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때에 그것은 모두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내 일이 아니라고 하며 관심없어했던 사람들은,
수백명이 배와 함께 뒤집혀 바다 속에 가라앉은지 닷새가 넘도록 국가가 사람들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그 때와 똑같이,
그것은 자기와는 아무 관계 없는 사건이라는 듯 무정하기만 하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일생 동안, 부디 아무런 나쁜 일을 겪는 일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지만,

사실은 그런 사람들 덕분에 내 나라는 점점 더 어두운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2014년 4월 11일 금요일

리허설.


오랜만에 스페이스공감.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장비를 따졌다고, 굳이 주문했던 앰프가 스탭분들의 의사소통 문제로 다른 것으로 설치된 것 때문에 한참 당황했다.

처음 대외적으로 연주하는 곡들도 있었어서 리허설에 신경 쓸 일이 많아 잊고 있다가 곁에 앉아있던 상훈씨가 사진을 찍어 보내준 것을 보고 놀랐다. 머리가 길어져 지저분한 모습.


녹화할 때엔 머리를 묶고 분장을 하고 모자를 푹 눌러 썼다.





2014년 4월 9일 수요일

보고싶었던 음악들.



벌써 새벽 네 시. 밤에 들어와 늦은 두 번째 끼니를 채우고 났더니 열 두시가 다 되었다.

지난 주말에는 수잔 베가, 어제는 브루노 마스와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가 공연을 했다고 들었다. 음악일을 하다보니 오히려 좋아하는 음악인들의 공연에 좀처럼 가보지 못한다. 음악하는 친구들의 공연에도.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에 유튜브를 뒤져 그들의 최근 영상을 구경하고 모레 부터 이틀간 공연할 것들을 순서대로 정리하며 연습해보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돌아오는 일정이다. 알람을 십 분 간격으로 여러개 맞춰두고, 차에 실어두려고 며칠 전에 구입한 새 침낭은 잊지 않도록 문 앞에 꺼내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