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6일 월요일

자전거 시즌 시작.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안오는줄 알았다.
몇 배는 더 길고 춥게 느껴졌던 겨울을 다 보내고 몇 달 만에 찾아가 본 능내역.
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심술맞았던 토요일 오후에 이곳에 흘렀으면 좋았을 음악이라면 Diana Panton의 라틴 노래집 To Brazil with Love. 그 음반이 생각났었다.
자전거를 탈 때에는 음악을 듣고 있지 않으므로 그냥 그런 생각만 했다.
그 대신 꺄르르 거리는 어린이들의 소란스러움을 음악이겠거니 들으며 앉아 쉬고 있었다.


주말이 아니면 시간이 나지 않는 요즘, 사람이 붐비는 도로 위를 달리는 일은 조금 피곤하다. 조금 더 부지런을 떨면 아침 일찍 나와서 사람이 드문 곳 까지 다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날 계획없이 한 번 해봐야겠다.

늘 잘 청소되어 있는 이곳도, 매일 볕에 매달려 말려지고 있는 사진들도 추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지난 초겨울 어두워진 밤에 아무도 없는 이곳을 지나던 기억이 났다. 내 숨소리가 서늘한 공기에 소음처럼 들렸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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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일 수요일

조용한 바닷가.


다섯 시간 자고 일어나서 (겨우) 여덟 시간 정도 운전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잠들었다.
뭔가 아주 괴상한 나쁜 꿈을 꾸고는 잠이 깨어 새벽을 보내고 있다.
낮에 들렀던 조용한 바닷가 사진을 열어 놓고 들여다 보았더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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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9일 월요일

조용한 곳.


저녁이 되어가는 시간에 무슨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뛰어나왔다.
그리고 일몰시간을 확인하며 달렸다.
물병도 지갑도 챙겨오지 않아 기차역 앞에 앉아 헉헉거리 목 말라했다.
작은 소대급 자전거 부대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더니 여러대의 자전거가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도망치듯 다시 달려와버렸다. 나는 조용한 곳을 찾아 나왔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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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높이가 적당한 의자를 한 개 들고 다니며… 이제는 앉아서 하면 편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늘 지니고 다니는 통증도 불면도 강박이나 발작같은 쓸쓸함에도 아무 불만 없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 고마운 일과 사람들은 자주 지나쳐버린다. 
사실은 언제나 주변에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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