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편식하는 고양이.

셋째 고양이 꼼.
얘가 새해에는 제발 부디, 주는대로 밥 좀 잘 먹었으면 좋겠다.
음식을 가리고 먹는 양도 적어서 그 덕분에 몸매는 제일 날씬하다.
새해에는 잘 먹는 것을 찾아내어 무조건 많이 먹여보려고 한다.


.

언니 고양이.

모든 포유동물이 그렇지만, 고양이는 그중에서도 사랑이 많은 존재이다.
그리고 예민하기도 하고 세심하기도 하다.
제법 까탈스럽고 예민하다는 주인 녀석에게 따지고 꾸짖을 일들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을성도 많은 동물이다.

집안의 큰언니 고양이 에기. 건강해줘서 고맙다.
집안에서 가장 스트레스에 민감한 고양이인데도 늘 많이 참고 오래 기다려줘서 볼 때 마다 미안하다. 언제나 건강하고 많이 행복하길.


.

2011년 12월 21일 수요일

밤은 길어도 아쉽다.


겨울밤은 길어져도 아쉽다.
요즘은 며칠 동안 밤마다 음반들을 앨범째로 되듣고 있다.
이틀 전에는 아침까지 캐논볼 애덜리, 베니 골슨, 브레커 형제들, 밥 민처의 음반들을 들었다. But Not For Me가 끝났을 때 창문 밖이 밝았다.
오늘은 윈튼 켈리의 음반 서너장을 아이튠스에 담아 헤드폰을 쓰고 순서대로 듣고 있다.
음악을 들을 시간도 없이 한 해를 보냈는데, 그렇다고 분주히 움직여 무엇을 했다고 말할 것은 하나도 없다.
좋은 연주, 좋은 음악을 듣고 있으니 무슨 안전한 장소에 겨우 숨어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이번 해엔 부쩍 자주 어딘가 좀 다녀오고 싶어졌었다.
아침에는 안개도 내리고 풀잎에 찬이슬이나 서리가 앉아있거나 해도 좋고, 방문을 열면 흔들리거나 말거나 나뭇가지가 능청스럽게 내려다보는 곳에서 며칠, 아니면 몇 주 지내다 오고 싶었다.
그리고 그곳은 조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함평에 계시는 영주 형님도 뵙고 싶고, 대구에 있는 해룡형도 만나고 싶었다.
동해에 사는 영현이도 찾아가보고 싶었고 바다 건너 조지아주인가에 살고 있다고 하는 은엽이도 생각났다.
멀리 있는 분들은 말할 나위도 없고, 가까이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잔에 남은 차를 식혀본 일도 없었다.
언제나 바쁘게 급하게 서두르며, 만나면 시계나 들여다 보며 지내버렸다.
언제나 시간이 없었던 이유는 알고보면 내가 바빠서도 아니고 특별히 더 게을러졌기 때문도 아니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열흘 남은 올해의 끝이 되고 났더니, 모래를 한 웅큼 쥐었다가 손을 편 것 처럼, 무엇 하나 남은 것도 없고 만져지는 것도 없다. 뭘 잃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기억해야 할 것을 까먹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

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새 버젼 녹음.

이 날의 녹음은 아주 쾌적했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었고, 정말 그날 오후의 커피 맛이 기억날 정도로 상쾌했다. 두 세 번 합주로 끝나버린 녹음이어서 심지어 녹음을 마치고 시간이 남았다. 나는 멤버들과 헤어져 밀려있는 다른 일을 하러 가기도 했다.

촬영에 비협조적인 멤버들을 카메라맨들이 잘 찍어주시고 편집도 잘해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