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눈을 잔뜩 맞았다


지난 20일, 아침 일찍 군산 비응항을 향해 출발했다.
그 곳에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도로는 얼어붙고 함박눈은 멈출줄 모르고 내렸다.
나는 아내와 아내의 친구를 차에 태우고 있었다. 옆자리와 뒷자리에서 그들은 무척 신이 나있었다.
내 자동차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눈으로 모든 것이 가려져서 그만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말았는데, 아이폰의 GPS 덕분에 우회도로를 찾을 수 있었다.


위험한 눈길을 잘도 찾아가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겨우 밥 한 공기를 먹었다.
도착한지 두어 시간 지나서 바다 위에 가늘게 햇빛도 살짝 보이고 눈도 그쳤다.
오늘 일은 공연이 아니라 무슨 촬영이었는데.... 그분들의 생각은 저 빨간 등대 앞에 악기를 차려놓고 연주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퍼붓는 눈을 맞으면서 말이다.


결국 장소를 옮겨 부근의 다른 곳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그럴 줄 알았지만 연주가 시작될 쯤 잠깐 비치던 햇빛은 다시 놀러가고 눈발과 바닷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겨울바닷가는 매섭게 추웠다.
나는 결국 왼손에 장갑을 낀 채로 연주했다.
아무도 실수하는 사람이 없어서 짧은 시간에 촬영을 마쳤다.
마치자 마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겨울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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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아이폰


JK형은 지난 가을에 일찌감치 언락 아이폰을 사서 전파인증을 받아 쓰고 계시는 중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주변의 친구들은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거나 만나면 꺼내어서 보여준다. ‘아이폰, 안 사냐’라고 하면서.

애플의 뉴튼, 그리고 Palm시리즈를 사서, 기껏해야 최후에는 리모트 콘트롤러로나 쓰게 되던 시절이 있었다. 뉴튼은 철 지난 후에 중고로 샀다가 구입한 가격에 팔았었고... Palm시리즈는 몇 개를 썼던 것 같다. 디오텍에서 구입했던 한글 키보드, 사전들도 참 여러개... 착실하게 업그레이드도 했었다. ( 옛 이야기 보기 )

겨우 PDA 시절에도 기계에 집착했었던 내가, 이제야 비로소 정식발매되었다는 아이폰을 안 살 수 있겠나. 다만 올해 안에 ‘정발’은 글렀다고 판단, 지난 여름에 덜컥 삼성의 전화기를 사버린 것이 패착이었다.

아내와 나는 맥 오에스만 사용하는 사람들이고, 심지어 Moblie Me마저 충직하게 매년 결제해주는 인간들인데... 정작 누구보다도 기다려온 아이폰을 아직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 년 동안 거의 방전 상태로 바닥에 누워있던 애꿎은 아이팟 터치를 조물락 거리며 주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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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어째서 그렇게 나이들까

배우 이순재 아저씨가 영화홍보중에 그랬단다. ‘표준말을 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대단한거다. 발상도 그렇지만 세상을 보는 시선의 수준도.

딴지일보 기사 보기

이 기사와 영상을 보고 그냥 우습지만은 않았다.
어느 나이 지긋하신 노배우가 ‘아무쪼록 혀를 날름거리지 않는 이가 대통령으로 뽑히길 바란다’라고 말해준다면 오히려 근사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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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0일 금요일

떠있는 고양이들

고양이 이지가 떠있다.

고양이 꼼이 떠있다.

떠있는 고양이 이지를 꼼이 보았다.

심야. 아내로부터 사진 몇 장을 받았는데, 고양이들이 공중에 뜬 채로 놀고 있었다.
그냥 높이 뛰었던 순간에 사진을 찍은 것일 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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