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2일 금요일

언니 고양이.


일본에서 태어나 살아왔던 집안의 언니 고양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인언니를 따라 이민을 왔다. 이제 만 삼 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집안을 뛰어다닌다.
그렇게 장난치고 놀기 좋아하면서 그동안 다른 고양이와 사람들을 경계하느라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니.
즐겁게 잘 지내주길, 고양이 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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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고양이.


어떻게 엎드려있어도 엉덩이를 하늘로 향할 수 밖에 없는 막내 야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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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은 식구.


자꾸 뒤통수에 시선이 느껴져서 뒤돌아봤더니 두 마리의 야옹이들이 있었다.
막내 고양이는 다리가 길어서인지, 엎드리면 늘 궁둥이가 치솟아 있는 모습이 되어버렸다.


'얘, 사진 찍잖니.'라고, 순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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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1일 목요일

Hollywood Bowl

공연 리허설을 마친 후 관객이 입장하기 몇 분 전, 멤버들과 함께 객석의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보았다.
어느 노인이 노란 옷을 입은 스탭들로 보이는 사람들을 인솔하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가 나를 보며 숨가쁜 목소리로 인사를 해줬다. '오랫동안 아주 많은 음악인들을 여기에서 보셨겠군요'라고 물었더니, 잠시 뒤돌아 함께 무대를 내려다보며 얘기를 해줬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많은 음악들을 들었지. 젊을 때의 내 첫번째 일거리는 이 꼭대기에서 무대로 돌진하는 녀석들을 막는 일이었다네... '
웃음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노인의 얼굴에 주름이 더 많이 잡히면서 두 눈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노인과 마주 보며 나도 따라 웃었다. 그의 추억 속엔 관객석의 의자들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가득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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