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5일 월요일

다 커버린 고양이.


지금도 내 곁의 책꽂이 위에서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졸다가, 장난하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어린 고양이.
이 집안에서야 어린 고양이일뿐, 징그럽게도 다 커버렸다.
몸집만 커져버린채로 아직도 장난꾸러기 어린 고양이.
몽고반점처럼 어릴적에만 이마 위에 남아있게 된다는 검은 줄은 이제 다 없어졌다.
저 쬐그만 녀석이, 집안의 다른 두 어른 고양이들 사이에서 양쪽의 비위를 맞추기도 하고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집안의 두 인간들 사이를 오가면서도 열심히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으니, 알고보면 가장 바쁜 고양이일지도 모르겠다. 엄청난 식욕과 식사량의 이유는 역시 그렇게 일을 많이 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더 많이 먹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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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악기.


김창완 밴드의 '우두두다다'라는 곡의 간주 부분은 음정이 맞지 않는 멜로디가 기타의 솔로와 섞여서 들리게 되어있다. 이것은 Matrix Synth, 혹은 그냥 Mini Analog Synth라고 불러줄 수 있는 장난감 키트 제품의 소리를 더빙한 것이다.
정식 이름은 가켄 SX 150으로, 장난감이라고는 했지만 연주자의 아이디어와 쓰임새에 따라서 범위가 넓은 연주도 가능할 수 있는 악기이다.

음반에 담긴 소리는 밴드 리더님의 연주였다.

이것을 연주하는 장면이 TV의 화면에 나오게 된 후 그것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었다. 음반의 속지에 이 악기의 명칭이 적혀있다. 웹을 검색해보면 간단한 회로도와 미디로의 연결 요령, 쓰임새 등등이 자세히 설명되어있고, 유튜브에는 동영상들도 있었다.

위의 사진은 https://www.flickr.com 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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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4일 일요일

또 한 해가 저문다.


한 주일 동안은 재즈 음악에 묻혀 지냈다.
다음 주 부터 연말의 공연까지는 록 음악을 연주하며 지낼 것이다.
또 한 해가 지나가버리고 있다.
지난 열 두 달 동안의 크고 작은 연주들을 기억해보니 아쉽기만 하다. 어째서 나는 동시에 두 세 가지 일을 잘해내지 못하는 것인지... 하고 싶었던 것들은 다른 일들에 밀리고 밀려 결국 수 년째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남들은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을 잘도 거뜬히 해내며 사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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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태도


일상에서의 태도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 맞다... 그것이었군, 하는 생각을 했다.
익숙해져있거나 낯설거나간에, 마음과 몸이 편안하거나 남의 옷을 입고 있어서 불편하거나간에 드러나 보이는 것은 살아가고 있는 모양일뿐. 그 모양이 소리가 되었든 침묵이 되었든 상관없이.

사흘 전 부터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린 수면리듬 때문에 며칠 동안 정신이 멍청하다.
낮에 들었던 음악이 자려고 눕기만 하면 귓속에서 자기들끼리 엉겨붙어 소란을 피운다.
이래서야 뭐 일상이 어쩌고 태도가 어떻고 말할 여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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