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4일 일요일

겨울이 가고 있다.


연말 공연 전체 분량을 모두 담은 DVD를 선물 받았다.
공연때마다 찾아오시는 분들을 만나 인사도 나누었다.
공연때마다 사진을 찍어주시고 보내주신 분들도 뵈었다.

사진이 가득 담겨있을 CD도 덤으로 받았는데, 내 컴퓨터의 탓인지 CD를 인식하지 못하고 뱉어냈다.
나는 내가 나왔다는 TV, 라디오 프로그램을 한 번도 제대로 보고 들었던 적이 없다.
방송사들은 매킨토시를 지원하지 않아서 '다시보기'를 이용해보지도 못했다.

겨울 다 가버리나보다. 
곧 입춘이라고 했다.
시간이 조금 생겨서 혼자 연습하고 싶었던 것들에 열중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과 동시에 걸핏하면 토막잠을 잘 수 있었다.
그것이 패턴이 되어 버려서 이제 걸핏하면 졸음이 밀려온다.
아침 일찍 부터 연달아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아예 잠들지 말아볼까 궁리중이다.

또 무엇이 잘못되어있는 것인지, 왼쪽 손목과 팔이 자주 저리더니 이제는 자주 떨리고 아프다.
손가락은 멀쩡한데 손목에 통증이 시작되어버렸다. 이거 또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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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9일 월요일

안될거야.



며칠 전 이곳에서 맥주를 먹고 있는데, 베이스를 연주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친구가 가까이 다가왔다.
다른 인사는 없었다. 그는 내 곁에 와서 앉자마자 나에게 몇 개의 스케일에 대하여 질문을 했다.
워낙 붙임성이 좋아서 가능한 일인 것인가, 생각했다.
나는 기꺼이 설명해줬다. 하지만 어쩐지 알아 듣는 것 같지 않았고 그 친구는 점점 인상만 쓰고 있었다.
설명이 끝났기 때문에 나는 다시 살짝 돌아 앉아서 남은 맥주를 입에 털어넣었다. 그때 그 친구가 무표정한 얼굴로 종이와 펜을 내밀었다.
'후치쿠치맨이라는 곡 베이스 타브TAB 좀 그려주세요. 그냥 그거 보고 할래요.'

그래서 나는,
안그려줬다.
걘 안돼.


2007년 1월 28일 일요일

내 고양이 순이.


그 동안 나는 이 핑계 저 핑계로 청소도 설거지도 하지 않고 집안을 방치해뒀다.
약간의 몸살 기운이 모든 것을 귀찮게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완전히 나아진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벌떡 일어나 빨래를 하고 진공청소기를 움직였다.
그러던 사이에 고양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청소를 멈추고 집안을 돌아다니며 찾아다녔다.


순이는 소란스럽고 번잡한 것은 다 싫다는 듯 책상 위의 좁은 구석에 틀어 박혀 길게 늘어져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는 순이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보고 머리를 툭툭 쳐봤다. 
순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내가 집안 정리와 청소를 다 마칠 때 까지 고양이 순이는 같은 자세로 자고 있었다.
덕분에 책상 정리는 또 다음으로 미뤘지.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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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


일주일 전의 어느 무대에서의 사진.
벽에 그려진 드러머의 시선이 나를 보고 있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모자를 벗고 저렇게 입은 채로 집을 나서면 평소에 반말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존대말을 하기도 한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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