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른 아침에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에 가보았다. 역사 깊고 오래된 곳이라고 들었다. 한강 쪽이 아니라 동네의 내륙 쪽 산길에서 아침 산책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절 마당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사찰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괜한 기대를 했었는가 보다, 하며 오래 머물지 않고 돌아서려고 했다. 그때 어디에선가 고양이가 나타나더니 단숨에 내 앞으로 뛰어 왔다.한 마리가 아니라 이쪽 저쪽에서 고양이들이 튀어나와 꼬리를 높이 들고 반가와 했다. 검색을 해보니 그 절은 고양이들이 여러 마리 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고양이들을 만나는 바람에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인사하고 쓰다듬어 주며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양이들은 전부 한쪽 귀 일부가 잘려져 있었다. 모두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는 표식을 해둔 것이다. 나이 어린 고양이들은 건강하고 즐거워 보였다. 배가 고파서 사람을 반기는 게 아니라 간식, 별식이라도 가지고 왔느냐고 하며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미안하구나, 라고 말을 해줬다.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고양이들에게 친절했던 것 같다. 애들이 다 구김 없고 편안해 보였다. 넓은 마당을 가로질러 뛰고, 계단을 달려 오르다가 볕이 드는 곳에 멈춰 몸을 핥고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