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감기 몸살에 걸려 밤새 신음하며 앓았다. 언제나 결과를 놓고 하는 말일 뿐이지만, 이번엔 뭘 잘못하여 몸살에 걸렸는가를 자다가 깨었다가 하며 생각하고 있었다. 토요일 일요일에 이틀 연속 공연을 하고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올 때에 바람을 맞았던 것이 나빴나. 열 한 시간 반 동안 운전을 하고나서 푹 쉬지 못했던 것이 이유인가. 이틀 뒤에 시골집에 가서 무거운 것들을 좀 들어 옮긴 것이 안 좋았던가. 그 다음날에 사람이 많은 대형마트에 다녀온 것 때문이었나. 내 딴엔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겨울 외투도 꺼내어 가지고 다녔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다. 피로가 쌓인 채로 잠을 충분히 못 잤던 것이 아마 직접적인 원인이었을테지.
새벽에 깨어 이부프로펜 한 알, 비타민 한 알을 먹고 탄산수를 몇 컵 마셨다. 점차 오한이 줄면서 땀이 많이 났다. 일부러 물을 많이 마셨다. 고양이 깜이는 이른 아침 아내가 일어날 때까지 내 베개 옆에서 자고 있었다. 내가 지쳐서 잠들거나 몸이 아파서 누워있으면 깜이는 언제나 내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내 감기가 고양이에게 옮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쓰다듬어 줬다. 아내가 사다 준 약을 고분고분 받아먹고 이제 오후가 되었더니 좀 움직일만 하게 됐다. 감기 몸살로 이렇게 고생한 것은 5년만의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