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5일 수요일

선선해졌다.

 

이른 아침에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고양이 이지에게 밥을 먹여주고 난 후 아내는 이지를 소중히 끌어안고 집안을 거닐고 있었다. 날씨가 선선해진지 이제 일주일 쯤 지났다. 베란다에 얇은 이불처럼 햇빛이 비추고 있었다.

고양이 깜이는 내 머리맡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는데, 내가 일어나 보니 어느새 간식을 얻어먹고 볕을 쬐며 앉아 있었다. 나를 보며 작은 소리로 아침인사를 했다. 나는 그 소리는 듣지 못하고 고양이의 입 모양만 보았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잠을 깨려고 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가을이 다가오자 고양이들은 아내의 침대에 모여서 뒹굴기 시작했다. 봄과 여름엔 각자 생활을 하다가 가을과 겨울엔 좁은 아내의 침대 위에 올라가 한데 모여 새우잠을 잔다. 고양이 짤이는 잠이 덜 깬 얼굴로 그르릉 소리를 내며 인사를 하더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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