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일 월요일

악기 손질

광주 공연을 마치고 악기에 습기가 잔뜩 배어 끈적거렸다. 자동차 뒷 자리에 가방을 반쯤 열어두고 에어컨으로 악기를 말리며 운전했다. 집에 돌아온 후 하루는 잠을 많이 잤다. 이튿날 저녁에 여름 내내 함께 다녔던 베이스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이 악기는 나와 함께 이십여년 동안 참 많은 곳을 다녔다. 조심하며 썼지만 군데 군데 상처가 많이 났고 한 번 교환했던 브릿지는 어김없이 다시 녹이 슬었다. 넥을 연결하는 나사 한 개는 헛돌고 있고 볼륨 한 개에선 돌릴 때마다 잡음이 나고 있다.

프렛보드에 레몬오일을 바르고 악기를 열심히 닦은 후 새 줄을 감았다. 몇 시간 뒤에 다른 악기 한 개도 책상에 올려두고 손질했다. 새 줄로 교환하고 한참 쳐보다가 아침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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