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7일 월요일

ASVINE 만년필

2주 전에 주문했던 만년필이 도착했다. 할인하고 있는 중국 쇼핑몰에서 싼 가격에 구입했던 것이다. 가죽 파우치도 함께 도착했는데 가죽의 품질과 만듦새를 들여다 보기도 전에 고약한 화학물질 냄새가 풍겨서 햇볕이 드는 곳에 지퍼를 열어 놓아두었다.

만년필은 가볍고 예뻤으나, 중결링부터 캡의 윗쪽까지 세로로 날카로운 것에 긁혀서 난 흠집이 있었다. 품질관리를 잘 해줄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흠이 있는 물건을 받은 건 유쾌하지 않지만, 나는 이런 정도의 물건은 그냥 쓴다.

만년필은 예상했던대로 훌륭하다. 값이 싸서가 아니라, 잘 만들어진 펜이다. 가볍고 잘 써진다.

여섯배 쯤 더 비싼 펠리칸 펜과 나란히 놓아 보았다. ASVINE이라는 브랜드는 펜을 정말 잘 만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V126은 P20보다 더 부드럽게 잘 써지고 소재의 느낌도 더 좋다. 이런 브랜드가 좋은 재료를 써서 고급펜을 만든다고 해도 잘 만들 것 같다. 하지만 거기서부터는 베껴온 모양이 아니라 그들만의 생각과 디자인이 있어야 할 거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 우리에게 좋은 국산 만년필이 없다는 게 많이 아쉬웠다.
파우치에서 나는 냄새는 쉬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가죽세정제로 여러번 문질러 닦고 오래된 Pot Pourri를 파우치 안에 담아 더 햇빛을 쬐도록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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