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4일 월요일

이별


 오래된 차를 폐차장으로 보내는 날이었다. 갑자기 새 자동차를 구입했던 이유는 조기폐차 권고문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자동차를 한 두 해 더 타고 다닐 생각이었었다.

약속한 시간에 주차장에 가서 차 안에 남아 있는 것들을 꺼내어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뒷유리 와이퍼에 나뭇잎이 끼어 있었다. 이 계절에 노란 잎이 어디에서 날아와 저기에 끼였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자동차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타고 다니며 지내온 십오년 동안의 일들이 마음 안에 끈적하게 묻어 있었다. 차 안에서 혼자 보냈던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 혼자 각별하게 느꼈던 것이리라.

어떤 것이든 반드시 헤어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별은 잃거나 버려지는 게 아니다. 삶 속에 그리움을 남겨주는 사소한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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