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7일 일요일

전주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고속도로를 달렸다. 전주에서 공연을 했다.

공연장은 4년 전에 공연했던 야외무대였다. 건물도 풍경도 낯이 익은데 다만 사람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공연장에 들어가기 위해 백신접종을 마쳤다는 증명을 확인받아야 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리허설을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와 악기를 한 번 살펴봐야했다. 부쩍 기온이 낮아졌기 때문에 짧은 시간 무대 위에서 연주했을 뿐인데도 악기의 튜닝이 심하게 달라져있었다. 밤이 되어 공연을 시작했을 때에는 손이 차가와져서 내가 힘을 조절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근육을 다친 손가락에 통증이 너무 심했다.

관객들도 함께 추위를 견디며 야외공연장에 모여 앉아있었다. 아직은 예전처럼 일어나 호응을 하거나 마음껏 즐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지긋지긋한 판데믹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몸을 따뜻하게 하느라 가지고 온 옷을 모두 입었다. 공연 전에 도시락을 먹으러 대기실에 갔더니 아무도 없는 방에 리더님의 기타가 놓여져 있었다.

짧은 공연을 마치고 다시 세 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영하의 기온도 아니었는데 몸이 얼어 덜덜 떨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자동차의 히터를 세게 틀었다. 지난 주에 울산에 다녀올 때에는 기차를 탔는데도 피로했었는데, 오늘은 야간에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더 힘이 들었다. 안경의 돗수를 다시 맞춰야할지도 모르겠다. 눈이 흐릿하여 피로감이 더 생긴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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