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0일 목요일

키보드 청소.


흰색 키보드가 다시 더러워졌다.
지우개와 악기 닦는 수건으로 문질러 때를 지우고 있었다.

업무에 관련된 글을 준비하느라 웹에서 많은 글들을 골라 읽었다. 줄 마다 비문으로 가득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언어습관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일까.

허리를 펴고 일어나기 전에 다시 몇 군데에 들러 아는 사람들의 메모를 읽었다.

문장 마다 느낌표를 붙이며 외치는 글, 명사를 멋대로 줄여 쓰는 허세, 새삼 더 많이 보이는 틀린 맞춤법에 목적어 보어를 생략하고 있는 글들을 구경하자니 눈이 아파온다.

짧은 문자메세지에도 지문처럼 자국이 남는다.
글을 잘 쓰거나 못 쓰거나의 문제가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태도의 문제일텐데. 아마 그런 것에 관심을 둘 여지가 없는 것이겠지.

키보드나 마저 닦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