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장난꾸러기

장난하고 놀고 싶어서 졸리운데도 잠을 이기려 애쓰는 막내 고양이.
엄청나게 먹고 뛰어놀면서 그 사이 무럭 무럭 자라줬다. 아프지 않고 매일을 즐거워하며 살아주니 고맙기만 하다. 조급한 성격에 활기찬 기운을 가진 것 까지는 예쁘고 좋은데... 무엇 때문인지 걸음걸이도 미숙하고 고양이라고 하기엔 실수가 많은 것이 걱정이다.
이 막내 노랑이는 제식훈련에서 애를 먹이는 훈련병처럼 오른손과 오른발이 동시에 전진하기 일쑤여서 어딘가 어색하고 비틀거릴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너무 신이나서 빠르게 걸어갈 때엔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우스워 죽겠다. 그러나 위험해보일 지경이다.

집안의 어른 고양이 녀석들은 소리도 없이 뛰어 오르거나 뛰어 내리고, 아주 좁은 통로를 지나거나 높은 곳에서 묘기를 부리듯 이동할 때에도 실수가 없다. 그런데 얘는 걸핏하면 지나가다 부딪히고, 늘 뭔가를 떨어뜨리거나 넘어뜨리고, 가구와 가구 사이에 발을 헛디뎌 빠져버리거나 굴러 떨어지고 있어서 걱정이었다. 고양이로서의 기본이라고 한다는 안전한 착지도 할 줄을 모른다.
그런 녀석이 조금 크더니, 요즘은 제법 고양이처럼 놀곤 한다. 언니 고양이들과 뛰어 놀면서 배운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면 엉겨붙어서 구르며 놀 때에는 꼬맹이의 동작과 똑같다거나, 높은 곳을 올라가는 방법은 순이의 몸짓을 흉내내거나 한다.
걸음걸이는 처음에, 누구에게 배웠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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