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28일 화요일
장마.
한밤중에 울면서 친구가 전화를 했다.
평소의 자존심을 술기운으로 가리고, 아예 엉엉 울고 있었다.
아프지 않고 슬픔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안됐다.
나쁜 일들은 저질 연속극 같다. 스토리의 구성은 산만하고 끝날 줄은 모른다.
자신에게 닥친 일 앞에서 늘 의연했던, 언제나 감상에 젖지 않으며 냉정했던 친구였다. 늘 과묵했던 친구였는데... 겨우 소주 몇 잔에 울며 전화질이라니.
그런데 나는 어쩐지 점점 마음이 차가와졌다.
나도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정물화처럼 하루 종일 웅크린채 여름을 보낸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기운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약을 먹는다거나 아파트 옥상에서 한 번 뛰어내려볼까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그럴만한 일도 아니라면, 결국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적당히 울고 난 친구는 전화를 끊었다.
어쩐지 내 귓속에 남은 친구의 목소리를 타고 술기운이 흘러들어온 것 같았다.
나도 술을 마시고 전화질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것, 정말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배워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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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6일 일요일
2005년 6월 18일 토요일
2005년 6월 13일 월요일
꽃을 좋아하는 고양이.
집에 꽃을 가져와 병에 꽂아놓았다.
고양이 순이가 많이 좋아했다.
순이는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저런 모습으로 놀라해하고 있었다.
순이가 꽃을 좋아하는 줄 모르고 있었다.
고양이를 위해서 꽃을 자주 사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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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9일 목요일
Guess Who
비비킹의 Guess Who 를 반복하여 듣고 있었다.
다음 주에 있을 방송에서 연주해야 할 곡이어서 새삼 꺼내어 듣고 있는 중이다.
좋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블루스는 정말 좋다.
블루스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지만, 블루스는 참 좋다.
들어보면 라디오에서 들었던 블루스 음악 때문에 내가 악기를 시작했었던 것 아니었나.
블루스는 좋다.
세상에는 즐겁지 않은 것, 비참한 것, 야비한 것들,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하다.
그런 중에 드물게 행복한 순간이 찰나처럼 지나간다. 아마 그래서 살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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