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를 챙기고 소지품들을 확인한 후 집을 나서려는데, 순이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 구석 구석 다 찾아보았다.
고양이가 없었다.
주책맞은 생각을 하고 창문이 열린 곳이 있는지 다 살펴봤다.
아무리 고양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대꾸가 없었다.
결국 이불 속에서 정신을 잃고 잠들어 있는 순이를 찾아냈다.
부럽고 샘이 났다.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뛰어나왔다.
이사온 집은 한쪽 면이 하루 종일 햇볕이 드는 방향으로 되어있다.
아침에 잠드는 나로서는 정말 고역이었다.
햇볕, 낮의 빛살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고양이는 햇빛 따가운 자리에서 드러누워있기를 좋아한다. 너무 뜨거워지면 살짝 그림자 진 곳으로 비켜 앉아 냄새 맡듯 햇빛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