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22일 월요일

Charlie Haden

찰리 헤이든의 이름을 맨 처음 알았던 것은 팻 메스니와 오넷 콜맨의 앨범 Song X 를 듣게 되었을 때였다.
팻 메스니와 찰리 헤이든이라고 하면 이제는 누구라도 The Beyond The Missouri Sky 를 떠올리겠지만, 내 기억 속에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가 깊은 인상을 남겨줬던 연주는 Song X 앨범에 있는 Mob Job 이라는 곡이었다.

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은 오넷 콜맨과 많은 음반을 내왔던 찰리 헤이든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어떤 연주에서는 어쩌면 그렇게 절제된 베이스 연주를 할 수 있는지 놀라울 때가 있다. 마치 언제 어디서라도 금세 다른 어떤 음악이 되어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는 정말로 '더 많은 음'을 쳐야 할 이유가 없는 타입의 연주자일지도 모른다.

찰리 헤이든의 연주는 항상 함께 연주하고 있는 솔로 연주자의 연주를 더 빛나게 해준다고 느껴왔다. 정해진 화음을 벗어나거나 페달톤으로 단음만을 지속시켜줄 때에도, 그의 베이스에 엉겨붙는 다른 사람들의 연주는 어쨌든 한껏 더 빛이 난다.
연주자의 연주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성이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찰리 헤이든의 성품에 대해서 아는 바는 없지만 말이다.

잘 다듬어진 편곡의 현악기들과 함께, 피아노와 보컬 모두 일품인 Shirley Horn 의 목소리로 Folks Who Live On The Hill 을 들었을 때에 너무 좋아 그 자리에서 열 번은 다시 들었다. 찰리 헤이든의 앨범 The Art Of The Song 에 실려있는 곡이다.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오래된 노래이고 가사가 아름답다. 지금까지 몇 사람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어봤었는데 셜리 혼의 노래가 제일 훌륭하게 들렸다. 감동적이었다. 어딘가 마음에 와서 철퍼덕 붙어 버리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이유는 노래의 편곡 때문일 수도 있고, 셜리 혼의 음색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찰리 헤이든의 해석이 담겨있는 연주 덕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가수의 목소리를 더 듣기 좋게 해주는 노래 반주를 하는 베이스 연주자,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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