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7일 목요일

다시 서울로.


잠시 후 김포공항에 착륙할 것이다.
조금 눈을 감고 쉴 수도 없었다.
좌석 앞에 마련된 잡지를 꺼내어 의미없이 읽었다.

이모부님의 장례식장에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모님이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가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했다.
집안에서 넘어지셔서 뼈가 부러지셨다고 전해들었다.

공항에 도착 후 장모님이 계신 병원으로 갈 것이다. 아내로부터 설명은 전해들었지만 직접 만나뵈어야 안심할 것 같다.

아버지를 잃고 장례식 이틀만에 부쩍 초췌해진 내 사촌동생 형제 두 사람은 나에게 여러번 인사를 해줬다. 그들을 위해 한 일이 없어서 미안했다. 하루 더 머물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와야했다. 장례식장에서 제주공항까지 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나는 당장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고 메모했다.

지금 비행기가 착륙했다. 공항에서 우선 커피를 한 잔 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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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5일 화요일

부고 (訃告)



설날이었다.
내 부모 두 분과 아침을 먹고 난 직후였다.
이모부의 부고를 전달받았다.
새벽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나는 밤 비행기로 제주도로 갈 예정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서 우선 집으로 돌아와 한 시간 남짓 잠을 잤다.
다시 일어나 샤워를 하고 가방에 수건과 속옷과 양말을 챙겨넣었다.

두 시간을 달려 장모님을 찾아뵈었다. 영리하고 귀여운 개가 반겨줬다.
처남이 자동차로 공항에 데려다줬다. 덕분에 시간을 많이 벌었다.
지금은 항공권을 손에 쥔채 의자에 앉아 휴대용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 화장실에 자주 가야할까봐 커피를 먹지 않고 있다.

사촌동생 형제들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이모부님의 음성이 기억났다.
지난 해 삼월에 제주도에 갔을 때에 일정에 쫓겨 한 번 얼굴을 뵙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것이 계속 후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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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31일 목요일

병원.



아버지와 병원에 다녀왔다.
담당의사는 아버지의 방광에 상피내암이 있고 지금은 1기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전이되거나 깊이 파고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했다. 앞으로 6주간 일주일에 한번씩 약물치료를 받고, 그 후에는 석달 동안 한 달에 한번씩, 그 이후에는 6개월에 한번씩 치료를 하자고 했다. 완치를 목적으로 3년 동안 치료를 해야한다고 설명을 해줬다. 곁에 앉아 함께 듣고있던 아버지의 입에서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진료실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그는 습관처럼 던지던 말도, 엄살이 섞인 얘기도 하지 않았다. 나는 뭔가 아버지의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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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7일 일요일

이지와 동물병원에.


오래 기다려왔던 주사를 다 맞췄다.
담당 수의사선생님이 백밀리리터 팩에 수액을 담아오더니 고양이에게 먹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우리에게 건네어줬다. 복용하는 방법으로도 좋은 예후가 있었다고 했다.

고양이 이지는 놀랍게도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눈에 띄게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사를 처음 맞았던 날부터 아내의 곁에 다가가 잠을 자기도 하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표정도 더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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