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7일 토요일

반가왔던 비

무덥고 음습한 여름이다.
버럭 쏟아졌던 소나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자동차 지붕 위에 물방울들이 기분좋게 부딪혔다.

몸은 눅눅하고 마음도 축축하다.
순조롭다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인생이란걸 진작 알아뒀던게 다행이지. 일상 속에 강약이 있고 엇박자가 난무하니 재미있다. 재미없어도 뭐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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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3일 화요일

카세트 테이프

에릭 사티를 나에게 소개해줬던 친구가 있었다. 나는 그의 이름도 얼굴도 잊고 말았다.
음악을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빌려주면서 ' 원판을 크롬 테이프에 담은 것이니까 흠집 내지 말고 돌려달라' 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듣고서야 마음이 쓰여서, 원... 앞면을 들어보고 다음 날 돌려줘버렸다.
그리고 명동까지 가서 겨우 비닐판을 한 장 사가지고 돌아왔었다. 디아파송이었던가.

이제는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안나는 그 친구는 나에게 짐노페디가 무슨 뜻인지 아느냐며 우쭐대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걔는 아직도 음악을 들을까.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지만. 문득 그 녀석에겐 에릭 사티 음악 '원판 '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다.

어디에 음반 소개를 할 일이 있어서 브래드 멜다우의 음반을 여러번 듣고 있었다.
낮에 방정리를 하느라 시디를 이리 저리 뺐다 꽂았다 했더니 연상이 되었던 것인지, 갑자기 에릭 사티의 음악이 생각이 났는데 지금 나에겐 음반이 없다. 모리스 라벨도 없다. 다 어디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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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2일 목요일

편안해 보이는 고양이들.

겨우 누워 자려고 했더니... 이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털옷 입은 녀석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고단했는지 쿡쿡 찔러도 버티고 일어나지 않는다.
소파 앞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편안하게 잘 자는 모습을 한참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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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1일 수요일

광주에 다녀왔다.

광주 문화방송의 난장 콘서트에 다녀왔다.

고속열차를 타고 아침에 출발했다. 새벽 두 시에 집에 돌아왔다.
지금은 새벽 다섯 시.
몸이 고되다.
커피 콩을 조금만 덜어 한 잔 분량을 만들고, 이것만 마시며 남은 일을 하고 곧 자버릴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어차피 다 해버릴 수도 없고 끝을 보지도 못할테니까 딱 커피 마실만큼의 시간만 더 하고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오까지 오늘의 일터로 가서, 저녁엔 다른 곳으로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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