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2일 목요일

순이가 수술을 받았다

고양이 순이는 수술 잘 받고 회복중... 배에 바느질자국을 하고는 집에 가겠다고 떼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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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1일 수요일

순이가 아팠다

나는 아둔하고 무뎌서 자주 눈치도 없다. 그런데 고양이가 몸이 아프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몇 해 전 꼬마 고양이가 집에 새로 왔을 때에도 어쩐지 어딘가 불편해보여서 쓰다듬다가 뭔가 많이 아파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알고보니 서두르지 않았으면 심각했을 수도 있었던 피부 종양이었다. 어린 고양이 주제에 길게 바느질 자국을 얻은채 집에 돌아왔었다.

이틀 전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너무 피곤한 상태로 집에 왔을 때에 일곱살짜리 고양이 순이가 나를 쨘 올려다보고 있었다. 보통은 그냥 인사를 하고 반가와해주거나 하는데 한참을 눈을 맞추고 뭐라고 하는듯 나를 쳐다보았다. 그땐 뭐 그냥 '일찍좀 다녀라.' 정도의 의미였나 했었다. 그런데 새벽에 순이를 토닥토닥해주고 잠을 자러 방에 들어가려는데 느낌이 이상했어서 아내에게 그랬었다. "얘가 어디 아픈 것 같아. "

다음 날 낮에 볼일을 위해 밖에 나왔는데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아내 목소리... 순이가 많이 아프다는 것이었다.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약을 받고 수술을 예약했다. 고양이에게 약을 잘 먹이는 아내 덕분에 순이는 항생제를 받아먹고 열이 조금 내리기도 했다.
몇 시간 전, 고양이를 입원시키고 집에 돌아왔다. 수술은 내일 낮. 나는 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올테니 회복하고 있는 순이를 보러 가게 될테지.

집안은 철없는 어린 고양이가 철이 들다만 다른 고양이와 이리 저리 뛰느라 잠시 소란하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그러고보니 칠 년 동안 언제나 나갔다 돌아오면 샴고양이 순이는 반가와하며 인사를 했었다. 순이가 집에 없으니 많이 허전했다.

순이는 수술하기 위해 열 두 시간을 굶어야했다. 입원하러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듯, 순이는 저녁에 평소 안먹던 깡통사료를 남김없이 먹고, 화장실에 가서 볼일도 다 보았다고 아내가 말해줬다. 자, 준비 끝~ 이라는듯이 이동장 안에 걸어들어가 앉은 것을 사진찍었다고.

수술 잘 받고 어서 나아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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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9일 월요일

스페이스 공감

공감 공연. 밴드가 숨을 다듬고 한 바퀴 돌아가는 동안의 기록이 되었다.
그리고 인연인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현실성 없을 것 같았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나이 들면서 별로 신기하게 여겨지지도 않는 데자뷔의 연속.
리허설을 마치고 관객석에 앉아 쉬면서 지난 몇 년의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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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5일 목요일

통기타

아침 출근길에 조동진, 시인과 촌장, 어떤날의 노래들을 계속 들었다. 언젠가 한 개 사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루고 있는 통기타. 지나가다 소리가 좋을 것 같은 느낌의 어쿠스틱 기타를 보면 붙들고 앉아서 쳐보고 싶어한다.

깊은 밤, 한쪽 다리에만 심한 통증이 계속된 것이 벌써 한 달 째. 가만히 앉아있어도 무릎 밑으로 발목까지 통증이 떠나지 않으니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졸리우면서도 못자고 있는 중에 그 옛날 '우리노래전시회' 음반들이 무척 생각났는데 들을 수가 없다. 아직 재고를 가지고 있는 레코드점이 있을만도 한데... 웅얼거리며 다리를 주물러보기도 하고.

노래가 해주는 얘기들을 다시 들으며 밤을 보내고 있다. 새로 만들기 귀찮아 다시 우려먹은 재탕 커피의 향기가 꼭 통기타 냄새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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