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7일 월요일

운 좋은 고양이.


공연을 앞두고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자동차 안에서 고양이를 한 마리 구했기 때문에 집에 데려올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바쁘게 전화를 끊은 다음 혼자서 정리해보았던 장면은,
1. 어린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하여, 
2.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진을 받았고, 
3. 그러므로 집에 데려와 먹이고 씻겼다.... 정도로 알아들었다.

한밤중에 집에 돌아올때까지도 나는 그저 자동차 밑에 있던 새끼고양이를 덥석 집어왔다는 것으로 알고, 무슨 이유로 길고양이를 주워와버렸을까 궁금해했다.
알고보니, 이 고양이,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졌던 것이었다. 왜 '자동차 아래에서'도 아니고 '자동차 안에서' 고양이를 구했다고 설명했나 했더니.... 이놈의 작고 세상물정 모르는 고양이 녀석이 글쎄 어떤 자동차의 라디에이터 그릴 Radiator Grille (도대체 우리말로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안에 들어가서 꼬리만 밖으로 보이게 내놓은채로 있었다는 것이었다.

때마침 엔진룸안에 고양이가 들어있는지 알지 못하는 차주가 와서 자동차의 시동을 걸으려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아내가 새끼 고양이 꼬리를 잡아당겨 녀석을 구출했다. 고양이를 병원까지 데려가는 동안 아내는 한쪽 손을 심하게 물려버렸는데, 어지간히 독이 올랐는지 손가락 마디가 심하게 부어버렸다. 약 지어먹고 소독을 거듭하고 있다.
큰일날 뻔 했던 어린 고양이는 아직은 경계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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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3일 목요일

고양이는 병원에 다녀왔다.

집안의 고양이들 중 꼬맹이에게서만 구취가 났었다.
그렇게 깔끔떨면서 입냄새가 나다니... 어디 아픈데라도 있는가 했는데, 드디어 내가 충치를 발견했다. 아주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한껏 입을 벌려 하품을 할 때에 까만 이빨을 발견해버렸다.

낮에 가까운 병원을 찾아 마을 반바퀴를 돌고... 다행히 친절한 수의사님은 녀석의 증상이 단순 치석이라고 설명해주며 즉석 스케일링을 해줬다. 그렇게 까부는 녀석이 어찌나 다소곳, 얌전했는지. 분명 수의사님이 여자분이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나와 아내는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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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1일 화요일

대구 공연.

(사진 : 슈팡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chaposa_jh )


여름 투어의 두번째 공연에 다녀왔다.
습하고 덥고 끈적거렸다.
새벽에 일어나 기차를 타고 이동했어야했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몇 사람들은 하루 종일 비몽사몽이었다.

모두 병든 사람들처럼 기운없는 리허설을 마쳤고, 공연 중에는 모두 무슨 약을 먹은 사람들처럼 펄펄 뛰며 두 차례의 세시간짜리 일정을 마쳤다.


첫번째 공연의 합동무대에 오를때에 깜박 잊고 무대 위에 베이스를 세워두고 나와버렸던 때문에 다시 무대로 나갔을 때에는 반음 내려진 튜닝 상태로 연주했어야했다. 그런 것에는 익숙하므로 실수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여서 빨리 피로해졌었다.

여러 명이 무대 위에서 뛰어다니다 보니 위기의 순간이 자주 생겼다.
곁에 있는 사람의 악기에 얼굴을 얻어맞을뻔 했고 누군가가 내 케이블을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뒤로 넘어질뻔 한 적도 있었다. 우리 리더의 케이블이 다른 사람의 것과 엉켜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풀어주려다 내발이 묶여 비틀거리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갑자기 라면국물 생각이 났었는데, 마침 들렀던 식당에 딱 그 메뉴가 있었다. 매운 고추와 콩나물이 들어있는 라면과 반공기쯤의 밥을 먹고 약간 졸면서 호텔로 들어가 죽은듯 잠을 잤다. 오랜만에 푹 잘 잤던 하룻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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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3일 월요일

여름 투어.


7월4일 여름투어, 서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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