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4일 수요일

정동 공연.


공연이라기 보다는, 라디오 방송을 위한 공개녹음이었다.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은 소리가 잘 나는 공간이었다.
연주를 마치고 공연장 밖에 나왔을때, 도로가 가을비에 적셔져서 꽃처럼 반짝거렸다.


.

2008년 9월 22일 월요일

물을 마시는 고양이들.

낮에 아내가 화분을 위해 받아놓았던 물을 고양이들이 마시고 있었다.
이 집의 고양이들은 각자의 물그릇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결국 깨끗한 물이 담겨져 있는 모든 것을 자신들의 공용 물그릇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어서 늘 조심스럽다. 식은 커피라든가 쥬스 등을 컵에 남겨둔 채 잠시 자리를 비우면 사람이 없을 때에 그것을 마셔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벌레를 잡기 위한 약이라도 뿌렸다거나 더러운 물이 담겨있는 그릇이 있다면 안되니까 우리는 그것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햇빛이 잔뜩 내려 따스한 초가을 낮에, 플라스틱 대야에 코가 닿도록 물을 퍼마시고 있는 사진을 보니 평화롭게 보였다. 그런데 그토록 깔끔을 떠는 고양이들 주제에 아무데나 물만 보면 맛을 보는 취향을 어떻게 설명할지.



.

고양이의 색.


순이는 샴고양이이다. 
작년에 도배를 새로 하고 꾸밀 때에,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집안의 배색이 샴고양이의 색상과 흡사하게 해버리게 되고 말았다. 꾸며놓고보니 어딘가 친근해,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고양이 순이가 어슬렁거리며 방문과 벽을 지나 걸어가는 것을 보다가 집안의 색상과 하도 잘 어울려 우스웠었다.
집에 돌아와 소파에 길게 엎드린채 컴퓨터에 사진들을 담아두고 있었는데, 자꾸만 눈 귀퉁이로 벽과 방문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머리 위에서 고양이가 자리를 잡고 앉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제 모습을 가진 작은 인형은 꽁무니만 보이고... 그 곁에 앉아있는 모양이 재미있어서 얼른 찍었던 사진이었다.



.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한가위.

한가위를 즐겁게 보내라는 인사들이 오고 간다.
하지만 과연 즐거우면 뭐 얼마나 즐거울까.
이곳의 명절은 정말 뭔가 다르게 바뀌어지면 좋겠다.
명절을 싫어하는 者의 투덜투덜일 뿐이겠지만.

아직 덥지만 그래도 가을이다.
주차해뒀던 자동차에 올라탔더니 앞유리에 낙엽이 놓여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