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1일 일요일

새 식구를 맞았다.


많이 고민했다.
결국 우리는 고양이를 데려왔다.
여러가지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어린이 고양이를 식구로 맞았다. 인연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겨우 5개월이나 되었을까, 많이 어린 수컷 고양이이다.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서 '꼬맹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꼬맹이 녀석은 놀라우리만치 넉살이 좋고 철이 없으며 긍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집에 들어서자 마자 에기와 순이, 까망이의 밥그릇을 보이는대로 유린했다.
나이 많은 고양이들은 어린이의 행동에 어이없어하고 기가막혀했다.
잠시 동안에 집안의 모든 곳을 다 돌아다녀보더니 언니 고양이들의 자리에 눌러 앉아 자리를 잡고 놀기 시작했다. 당연히 샴고양이 순이에게 응징을 받았다. 박애주의자 까망이에게도 몇 마디 잔소리를 들었다. 가장 연장자라는 하얀 고양이 에기는 여전히 기가막혀서 눈만 멀뚱 멀뚱 거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어린 고양이여서 귀엽게 봐주는 것인지, 벌써 집안의 고양이들은 꼬맹이에게 더 이상 으름장을 놓거나 하지도 않고 이것 저것 화장실 사용법이라든지 사람 남자가 발뒤꿈치를 들고 다가올 때의 대처법 등을 알려주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워낙에 낙천적인 성격인 이 쬐그만 고양이 놈은 언니들의 귀띔도 아랑곳 없이 마구 뛰어다니고 말썽만 피우고 있었다. 고양이의 버릇을 고쳐주는 일은 어른 고양이의 역할...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옳았다. 결국 샴고양이 순이가 본보기 삼아 두들겨 패고 털을 한 줌 쥐어 뜯어 놓았다.

그 후로는 순이가 곁에 있으면 착하고 순한척 연기를 시작했다. 아주 많이 먹고 몹시 싸가지가 없으며 똥도 굉장하게 싸놓고 있다.

그리하여 이 집에는 고양이의 개체 수가 사람 숫자의 두 배가 되어버렸다.
오늘 아침, 갑자기 겁이 나서 아내에게 다짐을 받았다.
"이봐, 절대로 고양이 다섯 마리는 안된다구."
아내는 동의했다. 하지만 올해 초에 우리는 그런 대화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다.
'집에서 함께 사는 고양이라면 단 두 마리 정도로 충분해'
'응, 그렇고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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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7일 수요일

에기가 햇볕을 쬐었다.


베란다에 햇볕이 드는 시간에 에기가 혼자 나와 겨울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져서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더니 볼을 부비고 그루밍을 하였다.
유리창 반대편에는 검은 고양이가 에기의 동작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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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사진.



산울림매니아의 꼬마야님이 공연중에 사진을 찍어주셨다.

새로 나온 맥 오에스를 설치했다. 아내의 것과 내 컴퓨터에 나란히 설치해두고 기분 좋아했다.

그런데 내가 사용하던 오래된 프로그램이 새 오에스에서는 더 이상 실행되지 않았다. 프로그램 회사에서는 가장 최신의 버젼만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았다. 새 것을 구입하기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나에겐 그런 다양한 기능도 필요가 없다. 고민이 된다.

그 덕분에 최근의 사진들은 크기만 줄이거나 할 수 있을뿐... 대안이 될만한 사진 편집용 프로그램을 찾아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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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볍다.


손가락을 가볍게 다친 모양이다. 조금씩 통증이 사라지고는 있지만 악기를 잡을 때 마다 아프다. 손가락이 약한 것은 어떻게 해도 나아지지 않는 모양이다.
통증 때문에 불편하고 힘들었다. 마음에 부담을 지닌채 연주하고 있었다.

다른 무거운 마음은 없는 것 같다.
하루 또 하루의 생활은 가볍다.
오히려 나는 그 무게감 없는 일상을 잘 못견뎌하는 것 같다.
어서 다음 공연을 위해 연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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