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4일 일요일

군산으로.


 자정에 토트넘과 에버튼 경기중계를 보고 잠을 충분히 못 잔 상태로 집에서 출발했다. 도로 상태가 나쁠까봐 걱정하면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논산천안 고속도로에서부터 눈발이 날리더니 서천공주 고속도로에서부터는 폭설이 시작됐다. 14년 전 12월 20일에 새만금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날은 출발부터 도착할 때까지 눈을 맞으며 달렸었다. 그리고 눈이 내리고 있는 야외에서 연주를 했었다. 나는 왼손에 장갑을 끼고 베이스를 쳤던 것이 기억 났다. 그게 벌써 14년 전 일이었다니.

2009년 12월 20일, 새만금

군산 톨게이트에 다다르고 있을 때에 왼쪽으로 번호가 익숙한 자동차가 지나갔다. 앞질러 지나가던 차량에서 내 차를 알아보신 리더님이 전화를 했다. 그렇게 우연히 만나 리더님이 일러주신 식당으로 따라가 함께 밥을 먹었다. 식당에서 나왔더니 눈은 그쳐 있었고 어린이들이 쌓인 눈 위에서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어차피 서로에게 명중하지 않을 눈을 뭉쳐 던지며 뛰어다녔다. 멀리서 누런 개 한 마리가 차가운 눈을 밟긴 싫었는지 꼬리만 흔들며 아이들이 노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2023년 12월 16일 토요일

경주에서 공연


 몇 년 만에 경주 예술의 전당에 다시 갔다. 갑자기 추워진 기온은 견딜만 했는데 센 바람이 무섭게 불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카트에 악기를 싣고 공연장까지 몇 걸음 이동하는데 맞바람에 악기가 넘어질 뻔했다.

오늘은 셋리스트 앞 부분에 필요한 연주를 위해 다섯줄 펜더 재즈를 가지고 나왔다. 무대 위의 음향이 좋았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사운드체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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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자주 긴 시간 운전을 하고 여러 장소를 다니며 밴드 투어를 했다. 이제 경주 공연을 끝으로 두 번의 일정이 남아있다.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긴 공연

크라잉 넛과 함께 하는 공연을 위해 공연장에 일찍 갔다. 나는 따로 준비할 것이 있어서 조금 더 일찍 갔던 것인데 다른 사람들도 이른 시간에 모두 모였다. 두 팀이 함께 하다보니 리허설 시간도 길었고 공연 시간도 길었다. 지난 주에 이어 우리 순서 중 절반은 플렛리스 베이스로 연주했다.

14년만에 무대 위에서 함께 연주한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엔 관록이 묻어났다. 십 몇 년의 세월도 세 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도 훌쩍 지나갔다.


 

2023년 12월 12일 화요일

이지와 동물병원

 

이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다. 진료실에 들어가 혈액검사를 받고 피하수액 주사를 맞고 나온 고양이를 아내는 두 손으로 감싸 어루만져줬다. 당화단백 수치는 더 낮아져서 계속 정상 범위 안에 있었다. 이지는 집에 돌아와 따뜻한 자리에서 잠을 잤다.